▲ 이준석 특허청 차장 |
당시 언어표현의 흔적은 지금도 남아 헤어질 때 “Good bye(God be with you)”라고 하고, 옆 사람이 재채기를 하면 “God bless you”라고 축복해 나쁜 기운으로부터 보호해주는 말을 한다. 이러한 중세시대에 신의 간섭에서 벗어나 근대산업혁명으로 이끌어준 것은 프랑스 철학자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cogito ergo sum:I think therefore I am)”라는 이 한마디의 언명(言明)이었다.
중세시대는 인간의 모든 인식과 생각이 신으로 귀결되는 이성의 암흑시대였다. 새가 날 수 있는 것은 신의 축복이며, 인간이 병에 걸리거나 출산시에 죽는 것도 신의 뜻으로 해석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어두운 인식의 장막을 걷어내 이성 중심의 사고로 패러다임을 전환시킨 이 화두는 사상적으로 형이상학을 발전시켜 근대철학을 발전시킴으로써, 근대 시민혁명의 사상적 토대가 되었고, 현실에서는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의 발전을 가져왔다. 산업기술은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와 조우해 인류역사상 가장 훌륭하고 찬란한 현대문명을 이룩해 오랜 기간 번영을 이뤘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경제는 국내적으로는 성장잠재력 약화와 청년층 고용부진, 국외적으로는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와 중국경제 경착륙 가능성 등의 불안요인을 안고 있다.
이런 우려를 씻어내는 희망의 등대에 불빛 같은 명언은 없을까? 400년 전 데카르트를 우리 시대의 멘토로 삼아 그의 말을 창조적으로 변형시키면 우리가 찾으려는 조그만 빛을 발견할 수 있다. 'I think, therefore I patent'(나는 생각한다, 고로 내 생각을 특허화한다).
옛날에는 생각이 그 자체로 인간의 존재 이유였다면, 현대에 있어 생각 즉, 아이디어는 특허로 대표되는 지식재산권으로 연계시켜야 존재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특허로 대표되는 지식재산권은 혁신적인 생각을 법적으로 보호하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통해 경제적 수익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창조경제의 핵심요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특허는 전문 연구원들이 실험실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일상의 위험이나 불편함을 개선한 아이디어로 특허를 받은 사례도 많이 있다. 일례로 주부가 발명한 '안전장치가 구비된 블라인드'는 블라인드 줄에 의한 어린이 사고를 예방하는 특허로 대통령상을 받아 사업화를 앞두고 있다.
또한, 혼자 서울로 진학해 생활하던 대학생은 각기 따로 구입해야 하는 식기세트를 탑 모양으로 쌓을 수 있도록 디자인해 기업에 제안하였고, 기업에서는 양산할 수 있도록 수정해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좁은 공간에서 인테리어용으로도 높이 평가받아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누구든지 일상의 불편을 없애고 편리하게 하는 기능적인 아이디어는 특허로, 주변을 아름답게 바꾸는 형상에 관한 아이디어는 디자인으로, 기억하기 쉽고 부르기 편한 이름은 상표로 독점화하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은 경쟁사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창조경제의 핵심인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
실제로 2010년 미국 버클리대학이 미 전역을 대상으로 특허와 기업의 관계에 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등록특허 1건당 3~10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렇듯 지식재산을 통한 창조경제 실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가까이 있다. 정부에서도 이에 착안해 국민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특허로 권리화되고 사업화되며, 나아가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창조경제타운'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특허청도 창조경제타운과 연계한 국민행복기술 구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4000여 건의 등록된 아이디어 중 아이디어 구체화를 통해 권리화가 가능한 54건에 대해서는 특허출원을 지원했고, 창업이나 기술이전이 진행중인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우리 국민 모두가 다시 한번 데카르트의 화두를 현대화한 'I think, therefore I patent'를 상기해 잠재적인 정신적 자산을 지식재산권으로 승화시킴으로써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창조경제를 이끌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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