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복합터미널 갈수록 꼬인다

롯데측, 협약이행보증금 납부… 사업시행 강력 의지 지산측, 법원 가처분 신청 결과 따라 표류 가능성도

<속보>=유성복합터미널 사업시행 협약의 적법성 논란에도 롯데 컨소시엄(현대증권·롯데건설·계룡건설산업)이 지난 17일 협약이행보증금을 납부해 사태가 더욱 복잡하게 얽혔다.

대전시는 협약과정의 적법성 여부를 따진다며 날인을 보류, 사업시행 협약서의 효력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롯데 컨소시엄의 협약이행보증금 납부로 사태가 한발 더 꼬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후순위협상자인 지산디앤씨 컨소시엄(지산디앤씨·(주)매일방송·(주)생보부동산신탁)은 지난 13일 대전지법에 '유성복합터미널 민간사업자 공모에 대한 우선순위협상자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정해 달라'는 취지의 협약이행중지 가처분 신청을 한 상태여서 법원의 판단에 따라 사업의 표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19일 대전도시공사에 따르면 롯데 컨소시엄은 지난 17일 오후 협약이행보증금 50억4000만원(토지매매대금의 10%)을 납부했다.

지난 6일 협약 체결 이후 공모지침에 따라 10일 이내(주말 및 공휴일 제외)에 납부해야 하는 조건을 따른 것이다. 롯데 컨소시엄으로서는 논란을 빚고 있는 적법성 여부와 상관없이 사업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사 전달로 풀이된다. 롯데 컨소시엄이 논란을 빌미로 협약이행보증금 납부를 미룰 경우 채무불이행에 따른 사업시행 협약이 자동 무효가 되기 때문이다.

논란의 중심에 선 대전도시공사로서는 롯데 컨소시엄이 협약이행보증금을 납부해도 문제, 그렇지 않아도 문제가 되는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다.

공모지침서상에는 대전도시공사와 사업시행협약자를 비롯해 입회자 자격의 대전시 등 3자의 날인이 첨부돼야 협약서의 효력이 발생하지만 현재 시가 이를 보류하고 있어 어떤 판단을 근거로 해야 하는지 모호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산디앤씨 컨소시엄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제2, 제3의 법적 소송도 우려되는 실정이다. 10년 가까이 표류하며 가까스로 사업자를 선정했지만 적법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또 다시 장기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는 “소송이 제기된 상태에서도 롯데 컨소시엄의 협약이행보증금이 납부됐고, 도시공사로서도 절차를 중단할 명분이 없었다”며 “속히 (가처분 신청에 대한)법원의 판단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번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시의 어정쩡한 태도를 꼬집는 의견도 적지 않다. 대전도시공사가 미숙한 행정처리로 논란을 일으켰지만 시의 핵심 현안사업인 만큼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신중하게 검토하는 중이어서 날인을 보류한 상태”라며 “의견이 분분해 확답하기 곤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