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중소기업 살리기'를 국정 핵심과제로 내세우면서 대덕특구 정부출연연구기관마다 중소기업 지원 사항이 주요 업무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 지원 실적의 기관평가 반영, 각 출연연 연 사업비의 10% 중소기업지원 등 계량적인 실적을 요구하다보니 중소기업협약에 목을 매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25개 출연연 공동의 중소기업지원체계를 구축하는 전국 12개지역 중소기업지원통합센터를 열었다. 또 미래부는 각 출연연마다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중소기업지원실 설치ㆍ운영 및 1팀 1중소기업 제도 실시방침을 내렸다. 이로인해 각 출연연마다 중소기업지원 사업 또는 센터 설치에 발벗고 나섰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바로바로기술지원센터' 운영, 벤처ㆍ중소기업지원을 확대한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중소기업 육성센터를 건립하는 등 중소기업 R&D를 전방위로 지원하는 '중소기업 연구역량 강화사업'을 중점 추진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기존 산재했던 SW와 콘텐츠 관련 연구조직을 4개의 연구본부로 재편한 'SWㆍ콘텐츠 연구소'를 신설, 사업화본부내 중소ㆍ중견기업의 사업화를 전담 지원할 'R&D 사업화센터'를 운영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공동장비 활용 등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지원실'을 신설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BT(바이오기술) 전문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생명바이오실용화생태계' 구축할 방침이다.
하지만 출연연별 특성과 상관없이 무조건 중소기업지원을 요구, 전시행정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이상민(대전유성)의원은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기초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들이 중소기업 지원에 한계가 있다”며 “무조건 일방적인 중소기업지원 목표를 정해놓고 지키라는 것은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올 각 출연연 년 사업비의 10%가량을 중소기업 협력 사업비로 책정하다보니 관련 예산집행을 놓고 비상에 걸린 실정이다. 미래부는 출연금의 5~15%가량을 중소기업에 지원하도록 의무화한 가운데 오는 2017년까지 15%까지 확대한다할 계획이다.
출연연 관계자는 “연구원 년 사업비의 10%가량을 중소기업지원 예산으로 편성하라는 정부의 지침때문에 관련 중소기업마다 협조요청을 해놓은 상태”라며 “그러나 각 출연연마다 괜찮은 중소기업에 협약ㆍ지원을 하겠다고 줄 서고 있는 웃지 못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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