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을 섬기는 열린 의회를 목표로 출발한 제 9대 충북도의회가 6개월을 채 남기지 않았다. 6.4 지방선거를 통해 도민들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제 9대 충북도의회의 김광수 의장의 어깨는 그 누구보다 무거울 수 밖에 없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통해 의정을 잘 마무리해야 하는 김 의장을 만나 지난해를 회고해 보고 새해의 희망을 들어봤다.<편집자 주>
꿈과 희망이 가득찬 갑오년(甲午年) 새해 새아침이 밝았다. 새해에는 충북에 새로운 희망이 넘치고 도민 여러분의 가정에도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한다.
-지난 해를 회고해 달라.
지난해 도의회의 목표는 도민의 복리증진과 지역발전이었다.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에 적극 대응하며 저지하기 노력해 왔다. 또한, 지방재정을 위기상황에 빠뜨리고 지역주민의 세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취득세율 영구인하 방침에 대해, 확고한 반대의지를 중앙부처에 전달했다.
충청권 미래 성장 동력인 과학벨트 기능지구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과학벨트수정안에 맞서 규탄성명서를 발표하고, 시민단체, 지역국회의원 등과 함께 결의대회를 개최해 수정안을 지키려는 굳은 의지도 보여 줬다.
도와 교육청이 매년 갈등을 빚어왔던 무상급식비 문제를 도의회의 지속적인 중재와 합리적 대안제시로 원만히 타결 지었고, 충북경제자유구역청 유치를 놓고, 지역간 대립이 심화됐을 때는, 토론회를 개최해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의 성공적 건설을 위해 지역민의 의지를 합치하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반면, 9대 의회가 개원한 이래 저희 도의회가 나름대로 지역발전과 도민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나 도민들로부터 이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때가 있어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는 도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저희 스스로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도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얻는 일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 생각한다.
-지난 해 무상급식비와 관련 매뉴얼 작성 배경과 의미는.
충북도가 전국 자치단체중 제일 먼저 초중학교 전면 무상급식을 2011년부터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4년째이다. 그러나, 매년 무상급식 분담예산과 관련해 도와 교육청간 합의과정에서 이견으로 인해 많은 논란이 있었고, 이로 인해 도민들의 우려가 컸다.
무상급식에 대한 분란은, 당초 급식을 구성하는 세부항목상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양 기관간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그 원인 이었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인 산출기초를 담은 매뉴얼은 이러한 논란을 근본적으로 종식시키고자, 추진하게 된 것이다.
앞으로 이 매뉴얼은 저소득 학생들의 심리적 부담과 학부모의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고, 양질의 급식을 통한 학생들의 건강 증진은 물론, 도민의 신뢰를 증진시켜 보편적 교육복지를 실현하고자 하는 무상급식 취지를 잘 반영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 도정에 대한 평가를 내린다면.
그동안 집행부 공무원들의 땀과 노력으로 많은 결실이 있었다. 2013 오송 화장품·뷰티 세계박람회, 2013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 충북경제자유구역청 출범, 정부합동평가 2년 연속 전국 최우수도 달성, 내년도 정부예산(안) 3조 8839억원 확보 등 충북도 공무원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
또한, 도교육청도 제 42회 전국소년체육대회 3위 입상, 제94회 전국체육대회 고등부 5위 입상, 학교급식 6년 연속 식중독 제로화 달성, 국민신문고 민원처리 만족도 평가 결과 전국 최우수 교육청 선정, 2013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5년 연속 전국최상위권 달성 등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토록 눈부신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해 내고야 말겠다 며 발로 뛰며 수고한 모든 공직자들의 공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충북도가 역점을 기울인 오송역세권 개발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부동산 경기침체와 지나친 지가상승 등 민간개발사업자가 사업참여 기피해 그동안 집행부에서 백방으로 노력하였으나, 현재까지 가능한 방안을 찾지 못해 개발행위제한 등 고통을 겪어 온 지역주민들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다.
-신수도권 시대에 대한 생각은.
지난해 7월 세종시의 공식 개청을 시작으로 정부기관과 산하기관들의 단계적 이전이 이루어 지고 있다. 2014년까지 36개 정부기관과 16개 출연연구기관 등 52개 국가기관이 세종시로 이전한다. 국가기관의 대 이동은 필연적으로 대한민국의 중심축의 이동을 의미하며, 앞으로 수도권에 집중됐던 정치, 경제, 문화, 산업 등 국가권력이 충청권으로 이전하면서 '신 수도권 시대'가 우리 충청권에 도래할 것으로 확신한다.
충북이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세종시를 충북의 새로운 발전 공간으로 확장하고,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 청주시는 인구 100만의 대도시로 육성해 '신 수도권 시대'를 주도해야 한다.
오송역과 청주공항의 신수도권 관문 육성과 오송·오창의 BTㆍIT산업, 태양광 산업, 과학벨트의 활성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등을 통해 충북의 전략산업을 중점 육성해야 할 것으로 본다. 앞으로, 도의회는 이 같은 충북의 전략산업 육성을 위한 견제와 감시의 채찍을 놓지 않을 것이다.
-행정이 고도화되면서 의원의 전문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의원들의 전문성 향상과 역량강화 측면에서 연구·연찬의 중요성은, 의원들이 공감하고 있는 사항이고, 지방의회 역량강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필요성에서, 9대의회 들어서 우리 도의회가 중점 추진한 사항중에 하나가 항시 공부·연찬하는 의회상 정립이었다. 그 동안 전체의원 연찬회 및 각 상임위원회별 자체연찬회등 거의 매회기마다 연찬회를 개최해 왔다.
2014년도에도 그간의 연찬을 바탕으로 연간 전체의원 연찬회 2회와, 상임위원회별 연찬회를 각 2회 이상 개최해 의원의 전문성 향상 및 역량강화에 주력할 것이다. 또한, 비회기 중에는 국회에서 주관하는 연찬회 참석, 기타 교육기관 등 에서 실시하는 연찬회·교육에 다수의 의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지난 15일 박종성 도의원이 지방자치제를 비판하면 탈당했다. 현행 지방의회의 문제점을 무엇이라 보는지.
우리나라에서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20년이 지났다. 이 기간 동안 지방의회는 지방자치의 중요한 주체로서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개발과 주민복지 확대 등에 크게 기여 해 왔다.
우리 지역의 경우만 봐도 지방의회의 역동성이 커졌다. 충북이 전국 최초로 초·중학교 무상급식을 실시했고, 올해 4년째 시행해 오면서, 충북도의회는 충북도와 도교육청의 이해를 조정하는 역할을 해냈다. 이러한 지역내 갈등을 해결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지역현안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그러나, 지방의회는 자치입법권의 제한을 비롯한 법적·제도적 문제와 운영의 측면, 환경적 요인에 이르기까지 많은 제약요인이 있어 제 기능과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제도적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의 인사권을 견제할 권한도 없고, 예산 및 결산에 대한 승인권을 가지고 있지만, 심의 시간 부족과 증액 편성 불가 등 제도적 문제점과 의원 개인의 역량만 아니라 보좌 조직의 역량 부족으로 어려움이 많다.
지방의회의 조례제정권은 헌법에 보장돼 있지만, 각종 법령에 의해 제한되다 보니, 자치입법권의 보장이 미흡하다. 이렇다 보니, 지방의회가 제정한 조례가 대법원 판결에 의해 무효가 되는 사례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방의회 활성화와 역할 강화를 위해서는 사무국 인사권 독립, 지방의회의 인사 견제기능 강화, 지방재정에 대한 통제기능 강화, 자치입법권을 강화 등이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통해서 풀어야 할 과제라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지방의회, 시민사회, 학계 등의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새해 도의회 운영방향과 차기 의회에 해 줄 조언은
6월에는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제9대 충북도의회와 민선 제5기 충북도정이 마무리 되는 만큼 그 어느 해보다 해야 할 일이 많은 해가 될 것이다.
영충호 시대를 열어갈 충북의 발전을 위해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상생발전을 위해 타 시도의회와 협조체제를 구축할 것이다.
소통의 시대를 넘어 융합의 시대를 열기위해 지역곳곳에 축적되어 있는 역동적 힘과 흩어져 있는 희망의 비전들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의 매개체가 되기 위한 발걸음을 계속 하겠다. 특히, 제 10대 의회가 성숙한 의회문화의 기반위에 출범할 수 있도록 견고한 징검다리를 놓겠다.
-도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도민을 섬기는 열린 의회를 기치로 문을 연 제9대 의회도 어느덧 3년 반이 흘렀다. 저희 9대 의회의 지난 여정에 그동안 도민 여러분께서 보내 주신 격려와 기대를 가슴 속 깊이 새기면서, 남은 6개월여 임기동안도 도민의 복지증진과 충북의 희망찬 내일을 위해 모든 힘과 역량을 다 하겠다.
도민 여러분의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를 부탁 드린다.
대담=박근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