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과대포장 규정부터 바꿔야 한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과대포장 규정부터 바꿔야 한다

  • 승인 2014-01-15 18:36
  • 신문게재 2014-01-16 17면
시판되는 과자 중에는 소비자 판단을 흐리는 과잉된 포장이 많다. 포장만 요란하지 심한 경우 83.2%가 텅 빈 상태라면 눈속임이라는 기분이 들 것이다. 소비자 문제 연구소인 컨슈머리서치의 조사 결과는 다수가 공감하는 부분이다. 내용 대비 포장 비율을 부풀린 그만큼 반환경적인 과대포장 상술일 뿐이다.

자원 낭비와 환경 오염을 막자고 제정한 규칙도 여기서는 별 소용이 없었다. 내용물 기준이 아닌 1차 속 포장과 최종 상자 포장의 비율만 따지는 방식은 지나친 포장을 억제하지 못했다. 부스러짐 방지를 명분으로 질소포장, 받침 접시 등 갖은 수단을 동원해 양껏 부풀리면 그만이었다. 누가 봐도 소비자의 눈을 현혹하는 과대포장인데 규정이 허술해 면죄부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일반적으로 과대포장인 상품을 보고 내용물도 실속 있을 거라는 판단을 하게 된다. 어찌 보면 일종의 감각 전이 현상을 노린 판촉에 불과하다. 제품포장 규칙 위반이 아니라고 항변하기 전에 과대포장을 억제하고 친환경포장재 사용에 앞장섰으면 한다.

과대포장 규제가 시작된 지 어느덧 20년이 지났다. 위반 건수는 줄었을지 모르나 정착은커녕 갈수록 심해진다면 규정이 현실화와 거리가 멀다는 증거다. 실제로 자원 절약과 폐기물 발생 억제를 위해 포장 간소화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 빈 공간 비율이 20%를 안 넘으면 되는 애매한 기준을 다시 손질할 때가 됐다. 법적 기준을 따른다지만 실상은 법적 규정을 피해가는 것에 불과하다.

이번 조사 대상인 과자 외에도 과장되고 화려한 설 선물 포장이 경쟁하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몇 번씩 중복 포장된 선물세트는 자원 낭비이며 포장비용이 제품가격을 20%까지 높여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간다. 선물세트 포장지에 분리 배출과 수거가 힘든 혼용 재질이 많은 것 또한 문제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설 명절을 앞둔 지도와 단속도 과연 얼마나 먹혀들지 의문이다. 육안으로 봐서 과대포장인데 빈 공간 비율이 20%를 넘은 규정 위반 제품이 조사 대상 중 불과 몇 종에 불과하다는 점이 그 근거다. 제품기획 단계부터 소비자와 환경을 먼저 생각하는 양식을 촉구한다. 불합리한 포장 횟수, 측정 기준을 고치기 전까지는 업체 자율과 자제에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