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젠틀맨 되려다 범죄자 될 수 있다

요즘 길에 떨어진 지갑을 보고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주제로 한 TV프로램 젠틀맨이 인기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파출소에 지갑을 가져다 주거나 지나가던 경찰차에게 지갑을 건네줬다. 그러나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단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그냥 가져가려고 했다. 프로그램 취재진이 따라가 방송임을 밝히고 지갑을 어떻게 하려고 했는지를 묻자 파출소에 가져다줄지 계속 고민하면서 가는 중이라고 했다. 초등학생들과 상반된 모습을 보여줬다.

법에는 길가에 떨어진 지갑을 가져가면 처벌받는다. 형법 360조 '점유이탈물횡령죄'를 보면 '유실물, 표류물 또는 타인의 점유를 이탈한 재물을 횡령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태료에 처해진다. 젠틀맨에 나오는 일반시민들처럼 찾아주려고 가져갈 경우 오히려 범죄자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길거리에 떨어져있는 지갑이나 휴대전화 등을 주웠을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가까운 경찰서나 지구대 또는 파출소에 갖다 주거나 112 신고를 하면 된다. 또 앞 사람이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고 그대로 두고 갔을 때 뒤에 있던 사람이 그 돈을 가져가면 어떨까? 이 사안도 명백히 절도죄에 해당된다. 찾아주려고 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찾아주려는 생각만 했다가 도리어 화를 당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김동규·아산경찰서 수사과 형사팀 경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