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한남대 총장은 영원한 '한남맨'이다. 학부와 대학원 모두 한남대를 나왔다. 또 부총장 시절부터 지금까지 9년 동안 학교 경영에 관여해 왔다. 그만큼 모교에 대한 애착이 깊은 김 총장이다. '한남대스럽다'라는 정체성 찾기에 나선 김 총장을 만나 대학 비전, 교육철학, 대학구조조정에 대한 대책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김형태 총장의 최대 화두는 한남대 정체성 찾기다. 한남대하면 사람들 머릿속에 바로 이것이라고 떠올려지는 이미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김 총장의 지론이다. 전국 360여 개 대학 가운데 한남대 졸업생이라면 특정분야에서는 믿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김 총장이 말하는 한남대의 정체성이다.
김 총장은 “예컨대 카이스트 하면 느껴지는 무엇인가가 있다”며 “한남대도 이같은 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남대를 나온 학생이라면 한결같이 느껴지는 아이덴티티가 있어야 한다”며 “내가 너에게 이 일을 맡기면 속임수 쓰지 않고 성실하게 해낸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교육 방향을 한남대 정체성 찾기에 집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김 총장은 한남대 정체성 방향에 대한 설명도 곁들였다. 한남대 출신이라면 속일 수 없는 본바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기준이다. 김 총장은 지역 사회에 공헌하는 인재상이 한남대의 정체성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하버드대학에서 존경받는 교수가 반드시 한남대에서 존경받을 수 없고 알래스카 털옷은 인도네시아에서 좋은 옷이 될 수 없다”며 “이처럼 지역마다 원하는 지향점이 다른 만큼 한남대 졸업생은 대전·충청지역이 원하는 인재로 길러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새해 한남대의 역점 사업 계획에 대해 특성화 계획 수립을 지목했다. 그는 “학교 전체는 물론 학과 혹은 학문 계열별 특성화를 추진해 학교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며 “국가 지원 사업을 수주, 학교 재도약의 토대를 마련에도 신경을 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동안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가장 큰 보람으로는 각종 정부지원 사업에 잇따라 선정된 것과 중등 임용고시 수석 합격자 배출과 지주회사 설립 등 내부 역량 강화를 꼽았다.
교육자로서 자신만의 교육철학에 대해서도 확실한 견해를 밝혔다. 김 총장은 “나를 낮추고 많은 사람을 섬기는 의미의 예수님의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바탕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거세게 몰아붙일 대학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유사학과 통폐합과 단과대학 중심 행정효율화를 통한 대학 체질 개선을 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총장 취임 3년차를 맞으셨는데 지금까지 성과를 진단하신다면.
▲각종 정부 지원사업에서 잇따라 선정된 것이 한남대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무엇보다 대전에서 유일하게 창업 선도대학으로 선정돼 5년간 175억원을 확보한 것이 큰 의미가 있다.
BK21 플러스 사업에서도 대전 사립대 가운데 유일하게 한남대가 선정됐다. 화학과, 신소재공학과, 식품영양학과, 영문과 등 4개 학과에 7년간 40억원이 지원된다. BK21플러스 특화전문인재 양성사업에서도 컴퓨터공학과가 선정돼 8억700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이밖에 2013년 산업단지캠퍼스 조성사업 지원대학으로 뽑혀 2016년까지 30억원을 확보한 것도 큰 성과 가운데 하나다.
내부적으로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지난해 대전 중등임용고시에서 영서 수학 과목에 수석 합격자를 동시에 배출하는 등 모두 26명이 합격의 기염을 토했다. 교내 장학금을 10억원 증액하며 레인보우, 튜터, 멘토 등 7개 장학금을 신설한 것도 자랑거리다. 대전지역 최초로 산학협력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한 것도 괄목할만한 성과다.
-2014년 새해 한남대가 역점적으로 펼칠 핵심 사업이 있다면.
▲대학교육 특성화 계획 수립 및 추진에 매진할 것이다.
학교 전체는 물론 학과 혹은 학문 계열별 특성화를 추진해 학교 경쟁력을 강화할 생각이다.
또 국가 지원 사업을 수주, 학교 재도약의 토대를 마련에도 신경을 쓰겠다. 인문학, 인성을 갖춘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산업체가 요구하는 신뢰할 수 있는 인력 양성 프로그램구축에 나설 것이다. 대학과 지역이 함께하는 국제화를 추진해 상생시스템을 만들 생각이다.
아울러 교육과정을 혁신하고 강의실, 기숙사 등의 교육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 학생들이 신앙적, 지적으로 발전하고 자존감과 행복감을 느끼는 대학으로 발전시키도록 하겠다.
-교육자로서 교육철학이 있다면 무엇인지.
▲성경구절에 보면 리더가 되고자 하면 나를 낮추고 많은 사람을 섬기는 종이 돼야 예수님의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실천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구절에서 알 수 있는 리더가 되기 위한 4단계 필수항목은 멤버십, 파트너십, 프랜드십, 리더십으로 세분화 된다. 나의 학교 경영철학은 환경이 바뀌더라도 원형회복 해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오래전 미국 선교사들이 한국이라는 가난한 나라에 와서 한남대를 설립했는데 6·25 전쟁 이후 한국이라는 가난한 나라에 와서 학교를 세우고 교과서를 나누어주고 교육을 실천했다. 이들의 마음을 본받아 학교설립 목적의 초심을 잊지 말고 봉사하는 경영을 하자고 다짐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학생 70%가 대전·충남·충북 출신으로 집중된 학생 분포를 봤을 때 졸업생들이 지역에 기여하는 지역밀착형 대학으로 만들고 싶다. 마지막으로 아시아기독교교육의 성공적인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대책을 꼽아주신다면.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이미 경쟁력이 낮은 2개 학과(철학과. 독일어문학과)를 폐지하는 등 100여 명의 입학정원을 감원하기 위한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지금까지 1단계 구조조정을 완료했고 내년부터는 유사학과 통폐합과 단과대학 중심 행정 효율화를 추구해 대학 체질을 개선할 계획이다.
대학 경쟁력은 교육과 연구에 있는 만큼 교육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교육과정 개편 및 교육환경 개선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다. 연구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방법으로는 교수들의 연구분야를 세분화한 교원연구업적제도를 개선했다.
한남대는 개교 60주년을 맞아 지속 가능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 계획에는 정부가 요구하는 지방대의 특성화를 통한 지역사회, 문화,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내용을 포함시킬 것이다.
●김형태 총장은
▲출생:1946년 5월 9일 논산 ▲학력:대건고, 한남대 영어영문학과(문학사), 한남대 대학원(문학석사), De La Salle University, 충남대 대학원(교육학 박사) ▲경력: 한남대 14·15대 총장, 전 아시아 태평양 기독교학교연맹(APFCS) 회장, 전 한국교육자선교회 중앙회장, 전 대전지역 대학발전협의회 공동회장, 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총장협의회) 국제화분과 위원장, 현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대전협의회 ▲상훈:한남대 연구우수교수상, 한국교육학회 공로상, 한국장로문인회 문학상 등 다수
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정리=강제일 기자·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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