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세 직장인 강모 씨는 1년 전 과음 후 발생한 발가락 부위가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진단명은 '통풍'.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니 언제 아팠냐는 듯 통증이 사라졌다. 담당의사는 약을 꾸준히 복용해야한다고 했지만 그후 전혀 증상도 없고 통증이 없기 때문에 약 복용을 중단했다.
몇 달 후 강씨에게 가끔씩 통증이 찾아왔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진통제를 복용하며 지내다가 최근에는 절뚝거리며 걸을 정도로 증상이 악화됐다.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으로 인식하고 관리해야하는 통풍에 대해 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정청일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 정청일 교수 |
요산은 정상 세포 핵 속에 있는 핵산인 '퓨린'이 분해되어 형성되는 최종 대사물질이다. 또한 음식물 속에 포함되어 있는 퓨린이 분해되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형성된 요산은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되어 지는데, 이때 요산이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신장을 통한 배출이 잘 되지 않는 경우 혈중 요산 수치가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고요산혈증'의 상태로 1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 요산 결정이 신체 조직에 쌓이게 되는데, 관절 주위에 형성되어 염증성 발작이 생기게 되면 통풍의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통풍 발작이 생긴 경우 요산 수치가 10여년 이상 높게 유지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통풍의 증상은 주로 통풍 발작으로 오게 되는데 관절이 갑자기 붓고 심한 통증과 열감을 느끼게 되고 그 부위가 붉은 색조를 띠게 된다. 밤에 잘 생기고 손을 대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호소한다. 엄지발가락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고 발목, 팔꿈치, 무릎 관절에도 생길 수 있어 류머티스관절염과 구분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통풍 발작은 음주, 수술, 감염증, 과식, 과로, 사고로 다친 이후에 잘 오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저절로 좋아지는 특징이 있다. 고요산혈증이 유지되는 경우, 발작의 빈도는 점차 증가하게 되고 요산 결정이 관절 주위에 덩어리를 이루어 '통풍결절'이라는 혹을 만들게 되고 관절을 손상시키게 된다. 통풍 결절은 신장을 침범하여 신장 기능을 떨어뜨리고 요로 결석을 형성하기도 하며 귓바퀴를 포함한 신체의 어느 부위에도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전신의 장애가 생기기 전에 치료를 빨리 시작해야 한다.
▲진단과 치료=통풍의 진단을 위해서는 혈액 검사에서 요산치가 증가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엑스레이 검사에서 관절이나 뼈의 손상 여부 확인도 필요하다. 하지만 급성 통풍 관절염의 발병 시에 혈중 요산치가 정상인 경우도 30%에 이르며 초기에는 엑스레이 검사에서 특별한 변화가 없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통풍의 확실한 진단은 통풍 관절염이 시작되는 급성기에 주사 바늘로 관절액을 뽑아 편광현미경이라는 장치를 이용하여 바늘모양의 요산결정을 확인하면 된다.
급성 통풍 발작이 오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나 일시적으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관절 내에 스테로이드 주사 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제는 장기간 자주 사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한 후에 투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약물외에 식이 요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요산을 많이 함유한 음식물을 피하는 방법인데 가장 중요한 것은 술을 끊는 것이다.
정청일 교수는 “육류의 내장, 등푸른 생선, 멸치 등이 퓨린 함량이 많은 식품인데 실제로 음식물이 요산 수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으므로 요산 강하제의 사용에도 불구하고 발작이 빈번하고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엄격한 다이어트를 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식이요법과 생활습관=통풍 환자들에서 식습관 관리를 살펴보면, 음식에서는 심장, 간 등 내장 부위의 고기, 육즙, 가리비 조개, 등푸른 생선 류 (정어리, 청어, 멸치, 고등어) 등이 퓨린이라는 물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요산을 많이 생기게 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실재는 음식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음주인데 술에 포함 된 퓨린이 요산을 더 생기게 하는 것도 관계가 있지만 특히 체내에 쌓인 요산이 콩팥으로 잘 빠져나가 지 못하게 되어 통풍 발작을 잘 일으키게 된다.
가능한데로 술을 마시는 횟수나 양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하겠고 금주를 결심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한 일이다. 부가적으로 과체중인 경우에는 체중을 줄이도록 식이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이 도움이 되겠고 요산 배설을 증가시키는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물을 하루 10잔 이상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통풍은 만성화되지 않도록 조기에 발견하여 예방조치를 적절히 하면 건강하게 일생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정청일 교수는 “만성화되면 진행된 류마티스 관절염과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관절의 변형이 심하게 나타나고 만성 통증에 시달리게 된다”며 “결론적으로 통풍은 초기에 발견하면 환자 개개인에 맞는 적절한 약물 선택과 함께 식이요법과 바람직한 생활습관으로 잘 조절될 수 있는 병”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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