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말산업육성법'에 따라 전국 승마장 개수를 300여개에서 오는 2016년까지 500여개로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무작정 승마장만 늘리면 기존 승마장은 운영이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12일 도에 따르면 도내 승마장은 총 32곳으로 이는 전국 300여개 승마장 중 10.6%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중 시설 등을 충족하지 못해 미신고된 승마장은 14곳으로 절반에 가까운 승마장이 운영은 물론 시설도 열악한 수준이다.
현재 충남지역은 승마장만 운영해서는 현상유지도 힘든 실정으로, 사업자는 식당이나 카페 등을 운영하면서 발생한 수익으로 승마장을 유지하는 상태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홍성군 승마체험장의 경우 올해 7012명이 승마장을 이용해 1억200만원의 수입이 발생했다. 하지만 연간 투입되는 인건비와 운영비는 4억5000여만원으로 3억5000만원의 적자가 발생, 군비로 적자를 충당하는 상황이다.
홍성군 승마체험장은 시설 등이 부족해 그나마 수익이 나는 회원제 운영이 불가능한 상태로 일반인 승마체험, 장애인 재활승마 프로그램, 학생승마체험 프로그램 등 체험 위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 마사회에 의하면, 국내 승마인구는 2010년 약 2만5000여명에서 지난해 4만5000명으로 2년새 약 2만명이 증가했다. 수치상으로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전체 국민 중 0.09%에 해당하는 수치로 선진국(6~7%)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당진에서 승마장을 운영하는 A씨는 “충남에서 승마장을 운영하는 사업주 대부분은 본업이 따로 있다”며 “다들 말이 좋아서 승마장을 한다. 수익을 내려고 승마장 운영에 뛰어들면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밭대 유병로 교수는 “우리나라 승마장은 대도시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접근성이 좋지 않다”며 “국민들 또한 아직 1박2일이나 2박3일 일정으로 승마를 즐기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활성화되고 국민들의 생활 수준이 나아지기 전까지는 기존 승마장에 대한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 관계자는 “지역에서도 4명이 지원했으나 승마장이 수익이 안나는 걸 알고 3명은 포기했고 1명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지금의 정부 대책은 지역실정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내포=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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