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20여년 동안 오로지 철구조물 제작만을 연구해 온 철강업계 과학기술인(과학자)이 있다. (주)케이에스텍 김재문<사진>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 충남 보령 출신인 김 대표가 철강업계에 남다른 열정을 갖게 된 계기는 지난 1981년 대전 동산고등학교에 유학을 오면서부터 시작됐다.
김 대표는 “처음 대전에 왔을 때는 너무 괴롭고 힘든 시기였다. 공부는 당연히 뒷전이었고 잠시 방황의 시기로 빠져들었다”면서 “그러나 이후 가족에 대한 미안한 생각에 다시 바른길을 찾게 됐고, 서예를 배우면서 마음을 순화시켰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고교 졸업 후 '미래에 꼭 기업의 사장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그는 유독 경영학과를 고집했고, 결국 한남대 경영학과에 입학해 학업에 전념했다. 그러면서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한 중소기업에 입사해 철강산업과 인연을 맺게 된다. 4년여의 직장생활 뒤 김 대표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우연히 아는 철강회사 사장의 권유로 동업을 시작하며, 자신의 회사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동업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고, 1993년 (주)케이에스텍의 전신인 강산철강을 설립,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그의 경영자의 길은 험난했다. 사업 초창기 공장이 주택가에 위치해 이웃주민의 소음민원 등으로 정상적인 공장가동을 못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장 주변의 주택을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97년 IMF외환위기 때는 회사가 도산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당시 도산에 대한 두려움에 밤잠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위기 뒤 기회가 찾아왔다. 그는 케이에스텍을 찾은 한 바이어가 물품 구매를 하면서, 자금위기를 딛고 일어설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회사의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해 온 그는 곧바로 기업의 미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대전에 지하철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한 김 대표는 철자재 납품을 위해 토목과 관련된 분야의 공부를 시작했고, 결국 대전도시철도공사에 제품을 납품하게 됐다. 도시철도공사 납품을 계기로 기업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케이에스텍은 이후 연구개발 분야에 주력하며, 국내 최고의 철강가공업체를 목표로 정진하고 있다. 철강업계 과학기술인으로 통하는 김 대표의 도전 역시 계속되고 있다. 한남대에서 도시건축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김 대표는 건축공학과 구조ㆍ시공 공학부문 박사학위 취득을 앞두고 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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