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민수]여명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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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민수]여명을 기다리며…

[문화초대석]추민수 (사)KUDA실용댄스협회장

  • 승인 2014-01-12 13:01
  • 신문게재 2014-01-13 16면
  • 추민수 (사)KUDA실용댄스협회장추민수 (사)KUDA실용댄스협회장
▲ 추민수 (사)KUDA실용댄스협회장
▲ 추민수 (사)KUDA실용댄스협회장
바람이 분다. 날이 서린 바람은 우리들의 얼굴을 스치고 온몸을 휘감으며 손과 발을 오그라들게 한다. 2013년은 계사년이었다. 이는 뱀의 해로 일어섬을 뜻하는 말과 또아리를 튼 뱀의 모양을 본 떠 만든 말로 어찌보면 양면성을 지니는 듯 보여지기도 한다. 굳이 비유해보자면 우리들의 2013년은 일어섬의 기운보다 잔뜩 성이 나있는 추위에 잔뜩 또아리를 튼 뱀의 모습이 어울리는 한해가 아니었을까.

표면적인 경제 성장에 비해 경제적 체감온도는 낮기만 했으며, 기업이나 개인이나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보다 안정을 지향하게 되는 성향은 장기적 경제 침체 현상을 초래했다. 또한, 강행되었던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일본의 위안부, 독도문제. 뻔뻔이 계속되는 신사참배등 그들의 인간 말종 행위는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우리들의 마음을 잔뜩 또아리 틀게 만든 한해이기도 했다.

그닥그닥 2014년이 밝았다. 우리는 어쩌면 절망속에서 희망을 찾는 마음으로 밤보다 더욱 어두운 새벽하늘위에서의 눈부신 여명을 안았다. 올해는 푸른 말의 해다. 젊고 활기찬 청마의 해. 말은 그 어느 동물보다도 다방면의 긍정적 의미를 지닌 동물이며, 우수한 혈통을 자랑하는 종마는 수억을 호가할 만큼의 경제적 가치를 자랑한다. 말 특유의 세련되고 날렵한 이미지는 세계적인 스포츠카의 고유문양으로 새겨지게 되었으며 또한 말에 대한 연관품들은 출세, 권력의 상징으로 페라가모, 구찌, 버버리 등 명품 브랜드의 로고가 될 만큼 말은 품격을 자랑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기타 여러가지 의미의 상징이 있지만 대표적인 것은 바로 건강미다. 달릴때의 근육은 매끄럽고 탐스럽다. 이는 건강한 털에서 나오는 자연스런 광택, 늘씬한 몸체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카리스마를 자아낸다.

빛이 있어 어둠이 존재하듯이 물질물명의 편리함과 과거에 비한 풍요로움은 반면 현대인들의 삶을 지치고 각박하게 했다. 이에 무리에 지친 개인의 나홀로 문화향유나 치유하고 해독하는 힐링이나 디톡스는 현재 우리에게 점차 소극적인 개념으로 되어 버리고 있다. 점차 문화는 본질적이며 근원적인 복고의 추세를 따라가기 시작한다. 그동안 우리에게 복잡한 기술과 논리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의 가치만이 인간의 가치 판단적 요소로 요구되어 왔다. 인간본질적으로 누려야 할 요소를 저버린 채 의무감만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현상은 현대인들에게 자아의 혼돈을 야기시켜 스트레스의 주된 원인이 됐다. 결국 몸으로 직접 체험함으로써 자아의 본질적 가치를 회복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서서히 일어남이 단지 건강과 다이어트가 아닌 직접 체험하고 땀 흘리며 열광하므로 정신적 치유와 자아확립의 추구를 갈망하는 현대인의 새로운 문화적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존재한다는 근원적, 복고적 트렌드. '몸으로의 회귀'는 각종 문명병에 지친 필수적 치료법이다. 이에 전문성보다 장르별 구분을 없앤 참신한 문화 컨텐츠의 개발이 필요하다. 리듬에 맞추어 춤을 추고 싶은 대중의 건강한 육체로의 회귀본능을 적극적으로 깨움으로 새로운 원초적 자아를 인식시키는 작업과 이에 대한 적극적 수용은 건강한 개인을 만들고 나아가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다.

이제 새벽을 포효하는 말의 울음소리와 광야를 질주하는 활기찬 말의 움직임처럼 대중의 '몸'을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참여시킬 수 있는 적극적 치유법의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창조, 확립시킬 수 있는 대중문화예술인들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할 것이다. 여명전의 어두움은 한밤중의 그것보다 지독하다 했던가. 2014년의 첫여명을 기다리는 우리네들의 마음은 그러기에 힘겨웠고 그러기에 벅차올랐다. 지독한 현실에도 우리네들이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는 항상 때마다의 위기상황을 나름 슬기롭고 담담하게 극복하고 해냈다는 자신감을 우리도 모르게 인지하고 사는 덕분 아닐까.

청마처럼 건강한 2014년을 위해 우리는 또 다른 새벽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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