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유성복합터미널 협약 감사착수

“적법성 검토후 시장 날인”… 지산디앤씨에 23일까지 통보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시행 협약 체결과정이 논란을 빚는 가운데 대전시가 감사에 착수했다.

후순위협상대상자인 지산디앤씨 컨소시엄이 지난 8일 감사 요청서를 접수했으며, 오는 23일까지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또 시업시행 협약서는 시장 날인에 따라 효력이 발생하지만 시는 적법성 여부를 검토한 뒤 날인한다는 방침이어서 사태가 또 다른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9일 대전시와 대전도시공사(이하 도시공사), 지산디앤씨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도시공사와 현대증권·롯데건설·계룡건설산업 컨소시엄(이하 롯데 컨소시엄)간 체결된 유성복합터미널 민간사업자 사업시행 협약체결 과정이 논란을 빚음에 따라 지산디앤씨 컨소시엄이 감사를 청구했다.

시 감사관실은 제출된 서류 검토를 시작했으며 민원처리 기한에 따라 오는 23일까지 지산디앤씨 컨소시엄에 결과를 통보해야 한다.

지산디앤씨 컨소시엄 관계자는 “지난 8일 오후 도시공사를 방문, 담당자나 임원 면담을 요청했지만 이렇다할 얘기를 듣지 못했다”며 “우선 시에 감사를 청구하고, 결과에 따라 협약 체결 효력정지 가처분 등 법적 대응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감사 이외에 또 다른 논란이 싹트고 있다. 공모지침서상 사업시행 협약서에 도시공사와 사업 선정자, 시장 등 3자의 날인이 첨부되어야 효력이 발생하는데 논란이 가중됨에 따라 시는 적법성 여부를 검토한 뒤 진행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자칫 시에서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 날인을 미룰 경우 롯데 컨소시엄이 사업시행 협약에 대한 문제 제기 등 역소송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현재 도시공사로부터 날인 요청이 들어와 있지만 검토 후 적법하지 않을 경우 날인이 어려울 수 있다”며 “상황이 너무 복잡하게 꼬였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토로하고 있다. 협약 체결시 매끄럽지 못한 행정 탓에 논란을 불러왔지만 시에서 날인을 미루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논란이 된 최고(催告) 절차에 대해 도시공사가 상의 없이 추진, 지난해 12월30일 업무보고에서도 롯데 컨소시엄과 협상이 종료된 것으로 했다”고 말했지만 도시공사는 “시와 수차례 협의와 보고를 통해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에 대해 시가 책임을 벗어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발을 빼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시의 핵심 현안이자 3000억원 가량의 대규모 민간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에 대해 산하기관인 도시공사가 시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다.

이영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