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규선 전 서산시장·한서대 대우교수 |
서산은 선사시대 이래로 우리 역사의 한 가운데 서 있었다. 그로인해 민족의 흥망성쇠를 결정했던 지역 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백제의 기군(基郡), 신라에서 부성(富城), 고려의 서주목(瑞州牧) 등 지명이 이를 증명해 주고 있다. 터 기(基), 부자 부(富), 상서로울 서(瑞), 더 이상 극찬이 있겠는가?
그뿐인가 해수면이 얕은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데다가 리아시스식 해안선을 이루고 있어 문명 형성의 좋은 조건으로 찬란한 문명을 꽃피워 왔다. 역사시대에 들어와서는 중국과 가장 가까운 지리적 조건으로 중국의 선진문물을 수입하는 창구가 되었다.
세계 철새가 모이는 서산 천수만, 국보 제 84호 마애삼존불상이 있는 고대의 지혜가 담긴 내포 가야산, 닷개에서 공주 웅진성으로 이어지던 백제 사신 행렬 등 천혜적인 자연과 많은 역사의 발자취가 있다. 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해야 할 만큼 인류의 보편적이고, 뛰어난 가치를 지녔다고 본다.
그런데 얼마전 희소식을 접했다. 지난해 6월 27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국과 중국은 역사가 유구하다”며 부성군(현재 서산) 태수 최치원 선생이 지은 한시 범해(泛海)를 인용한 사실이다.
'괘석부창해 장풍만리통(掛席浮滄海 長風萬里通)' (중략) 시를 쓰셨다며 풀어서 말씀드리자면 '푸른 바다에 배를 띄우니 긴 바람이 만리를 통하네'라고 말해 세계인의 눈길을 끌었다. 최 선생은 당나라 유학 후 돌아 온 당대 최고의 학자다. 이분은 7년 간 (887~893)부성태수로 재임한 사실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서산 지곡에는 그분의 영정과 위패를 봉안한 부성사가 있다. 그리고 기념비가 있다. 또 그분의 처소인 부성산성의 외항인 닷개가 있다.
그래서 지금이 중국인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시진핑 중국주석을 이곳에 초청하는 등 중국과 문화 예술을 교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우리에게 지역과 관련된 위대한 인물을 찾아 현창하는 일은 큰 의미가 있다. 이는 지역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는 기초가 된다. 문화란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고, 유익하고, 행복하게 한다.
서산은 이러한 자랑스런 역사와 문화, 아름다운 자연이 있다. 이것이 서산의 경쟁력이다. 이를 알아야 미래상을 제시할 수 있는 이상(비전)과 철학이 나온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공부하고 노력하고, 투쟁해야하는 이유이다. 알지 못하면 보이지 않는다.
새로운 서산시대를 향해 신나게 뛰는 새해가 되기를 바란다. 서산과 가장 가까운 세계 강대국 중국,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 한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서산을 꿈꾸는 훌륭한 시민들의 마음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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