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 점에서 수도권 규제 완화 명분인 기업 투자 활성화는 지방 입장에선 독이 된다. 실제로 비수도권 투자를 막고 탈지방 행렬을 가속화했다. 수도권 생산 기반 악화가 지방 탓이 아니지 않은가. 물론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이분법적 시각으로 몰아가서도 안 된다.
정부의 해명과 상관 없이 충남도 등 자치단체들은 규제 완화가 사실상 지난 정부 때부터 야금야금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 예로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 또는 완화, 수도권 그린벨트 일부 해제, 수도권 접경지역 미니 외국인투자산업단지 지정 허용 등을 꼽는다.
우리는 공장 신·증설과 공장총량제 등과 관련한 수도권 규제 완화의 백지 검토를 하지 않는다는 해명을 그대로 믿고 싶다. 그러나 지방의 반발을 의식해서가 아니길 바란다. 판단 기준은 수도권 입지 규제, 환경 규제 완화가 지방에 미칠 악영향에서 비롯된 것이어야 한다.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삼는다는 것과 정면 모순되는 개발 논리가 수도권 규제 완화다.
이제 지역별 특화발전, 지역경제 활성화에서 선순화 구조를 찾아야 한다. 또 인구, 일자리, 소비의 수도권 집중과 양극화 해소가 정책의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 정말로 논의 테이블에 올릴 사안은 지방 발전과 경쟁력을 위축시키는 ‘가시’ 제거다. 즉 지방에 대한 투자의욕을 꺾는 행정규제, 경제규제, 사회적 규제부터 찾아내는 일이다.
지금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 해소를 통한 균형발전을 먼저 고려하는 게 맞다. 정부규제 부담 109위로 하위권에 머문 현실은 꼭 고쳐야 하지만 수도권 몰아주기로 변질하면 안 된다. 수도권 규제 완화는 시·도 중심의 지역발전 계획이 성공해 ‘서울(Seoul)’과 ‘아웃사이드 서울(Outside-Seoul)’로 양분되는 현실을 깰 때까지는 유예할 가치다. 포괄적인 규제 개혁이 수도권 규제 완화의 빌미로 작용할 수 없다는 것이 비수도권이 고수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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