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지자 행정' 충남대 이미지 실추

성추행 의혹 교수 징계완화에 '여론 악화'… 재발방지책 필요

제자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교수가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 이 학교의 고무줄 대응이 재차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애초 중징계를 했음에도 추후 징계 수위를 낮추는 제식구 감싸기식 행보를 보였다가 여론 악화와 이미지 실추를 자초했기 때문이다.

충남대에 따르면 이 학교 로스쿨 A교수는 지난해 1월 회식 이후 노래방에서 여제자 신체 부위를 만진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학생들은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A교수 사퇴를 강력히 규탄했고 충남대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해당 교수를 해임 처분했다. 하지만, 이같은 징계 수위는 수개월 만에 완화됐다.

A교수가 소청을 제기하자 충남대는 해당 교수의 징계 수위를 복직이 가능한 정직 3개월로 변경했다. 학교 측이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자 학생들은 지난해 말부터 대학본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갔다.

로스쿨 학생회는 성명서에서 “정직 처분을 내려 가해 교수를 다시 교단에 서게 하는 것은 피해 학생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일이다”고 학교 측을 맹비난 했다.

여론이 더욱 악화되면서 A교수는 얼마전 학교 측에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자진 사의를 밝힌 바 있다. 충남대는 교육부 등 상급기관에서 A교수의 신원조회가 끝나는 대로 사직서를 수리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해당 교수의 사의를 학교 측이 수락하면서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특정 사안를 두고 충남대 행정이 오락가락하면서 지역 거점 국립대의 체면을 구겼다는 지적은 면키 어려워 보인다.

충남대 졸업생 B씨는 “동문으로서 이번 사안을 지켜봤을 때 부적절한 처신을 한 교수들도 문제지만, 학교 측이 갈지자 행정을 보이면서 대외적으로 이미지가 실추된 것 같다”며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학교 구성원들이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고 자성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충남대는 “최초 징계위원회에서 절차상의 문제로 징계위를 다시 소집했으며 징계가 수위가 변경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사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신임 교수 교육 등 여러가지 대책을 세우겠다”고 해명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