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대전 중구 보문로의 왕복4차선 도로를 시민들이 무단횡단 하고 있다.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의 60% 이상을 보행자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무단횡단의 위험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또 겨울비가 내리던 지난해 1월 22일 오전 6시께에는 유성 궁동네거리에서 왕복 6차선의 유성대로를 건너던 64세 여성이 역시 1t 트럭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두 사고 모두 무단횡단이자 차에 치인 보행자 사망사고였다.
대전에서 길을 걷던 보행자 교통사망자 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교통사고 전체 사망자 중 60%를 넘어섰다.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 중 절반 이상이 길을 걷던 보행자였다는 것으로, 무단횡단 경각심과 함께 보행자 중심의 환경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대전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전 교통사고 전체 사망자 87명이었다. 이 중 차에 부딪힌 보행자가 목숨을 잃은 이는 모두 54명으로 교통사고 전체 사망자 중 62%를 차지했다. 지난해 보행자 사망 교통사고 54명 중 39명은 신호등을 무시하고 도로를 건너던 무단횡단 중 발생했고, 사고는 퇴근시간인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집중됐다.
2011년 보행자 교통사망자 60명(56%)과 2012년 62명(52%)과 비교했을 때 지난해 보행자 교통사망자는 줄어든 수준이지만,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 폭과 비교하면 보행자 사망사고는 변화가 적었던 것이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대전의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가 과거보다 많이 감소해 상대적으로 보행사망자의 비중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보행자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무단횡단 위험성을 알리는 것과 함께 대각선 횡단보도나 2단 횡단보도 도입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각선 횡단보도는 보행자가 모든 방향으로 길을 건널 수 있어 사람이 도로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여주고 우회전 차량과 충돌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큰 도로 가운데에 보행섬을 두고 2번에 나눠 건너는 2단 횡단보도의 경우 걸음이 느린 노약자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대전에서는 8개 교차로에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해 운영 중으로 2단횡단보도는 도안신도시의 일부 도로에서 볼 수 있다.
대전발전연구원 이정범 책임연구위원은 “보행 사망자 사고는 보행자가 위험한 도로에 장기간 노출되거나 신호위반으로 발생하는 후진형 사고로 분류된다”며 “대각선이나 2단 횡단보도 확대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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