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은 교사인데… 왜 우린 교감승진 안되나요

영양·사서·전문상담 교사, 현행법상 승진 원천봉쇄 '박탈감'

일선 초·중·고 교원 가운데 소수자인 영양, 사서, 전문상담교사가 인사상 홀대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감 승진 자체가 법적으로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초중등교육법상 교감 승진이 가능한 교사는 정교사와 보건교사뿐이다.

교감 자격기준을 명시한 초중등교육법 제21조에 따르면 중등의 경우 정교사(1~2급), 보건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3년 이상 교육경력을 가진 교사는 교감이 될 수 있다.

초등 역시 정교사, 보건교사 자격증을 가진 교사 가운데 6년 이상 교육경력을 있으면 교감 승진 자격이 주어진다.

당초 교원 가운데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정교사만 교감으로 승진 자격이 주어졌다.

대전 초·중·고 교감 이하 교원 9845명 가운데 93%에 가까운 9145명이 정교사다.

반면, 보건교사는 1.97%(194명), 영양 1.12%(111명), 전문상담 0.32%(32명), 사서 0.22%(22명) 등은 극소수다.

정교사에만 국한됐던 교감 승진 자격은 지난해 말 국회에서 초중등교육법이 개정되면서 보건교사들도 혜택을 받게 됐다.

보건교사회, 간호사협회 등이 주도적으로 나서 정치권에 관련법 개정을 줄기차게 요구한 것이 결실을 본 것이다.

반면, 보건교사와 마찬가지로 대학 재직 중 교직 학점을 이수하고 임용고시를 통과해 교원이 된 영양, 사서, 전문상담교사는 승진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들은 아무리 개인적 능력이 뛰어나도 현행법대로라면 평교사 신분으로 정년해야 하는 처지다.

승진의 꿈을 꿈꾸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보니 당사자들의 박탈감은 크다.

대전 지역 모 사서교사는 “같은 교원이면서 승진에 한계가 있다보니 힘이 빠지는 것은 사실이다”며 “교원 중 숫자가 많은 정교사는 제외하고서라도 보건교사가 승진의 길이 열린 만큼 사서교사나 영양, 상담교사의 상실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