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시대가 있었다. 대학 문 앞 서점에 꽂힌 신간 시집의 표지만 보아도 가슴이 두근대던 시절. 지금은 아무도 지하철에서 빛바랜 종이의 시집을 펼치지 않는다.
이 책은 비수처럼 예리한 감성을 지닌 인문학자가 시와 멀어진 시대, 인간다움을 점점 잃어가는 세상에 던지는 일곱 자의 웅숭깊은 울림을 담고 있다. 한시는 간결한 언어의 가락속에 깊은 지혜와 감성을 숨진 고전 인문학의 정수다.
삼국부터 근대까지 우리 7언절구 삼백수를 가려 뽑고 그 빛나는 아름다움을 망라했다. 원문에는 독음을 달아 독자들이 찾아보기 쉽게 했으며 우리말로 번역한 시는 3ㆍ4조의 리듬을 타고 읽히도록 했다. 아름다운 평설은 순수한 감성 비평으로 국한했고 구조와 형식 미학에 대한 비평, 고사에 대한 서술은 할애했다.
출판 김영사, 페이지 660쪽, 가격 1만9800원.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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