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해보면 지난 2002년부터 1조5700억원 이상을 전통시장 육성에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전통시장 점포 수만 개가 사라졌고 매출은 2003년 36조원에서 2010년 24조원으로 뚝 떨어졌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살리기에 행정력 다각화와 체계적인 지원이 왜 필요한지를 실증하는 사례다.
대기업의 편법을 낳게 한 법의 허술함도 문제로 지적된다. 지역 상권 보호를 위한 거리 제한 명문화가 그 거리만 벗어나면 입점할 수 있는 새로운 통로를 만든 것이 대표적인 예다. 대기업 투자 지분 51%라는 규제도 마찬가지로 빌미를 제공했다. 문어발식 시장 잠식에서 성장동력을 찾는 대기업의 영업 확장 방식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법적 규제나 정책만으로 전통시장과 중소상인을 살릴 수는 없다. 시설 현대화 사업이 고객 유치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고 특히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접수하는 것까지 막지는 못했다. 전통시장을 찾는 빈도가 60대 이상 노인이 82.4%라는 데서도 트렌드 변화를 읽으면서 실질적인 경쟁력과 자생력 강화에 역점을 둬야 한다.
소규모 유통 부문 종사자의 과잉, 즉 전체 고용의 30%나 되는 높은 자영업 비중도 정책 효과의 한계를 만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대량구매를 통해 가격을 낮추는 등 본질적인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많게는 10단계를 넘는 유통구조의 불리함을 유지한 채 영세성을 벗어날 수 없다. 관리와 시행의 이중구조가 해소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이런 측면에서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야 할 것이다.
전통시장 상인 등 소상공인은 우리 사회의 첨예한 양극화와도 맞닿아 있다. 특화된 소상공인 경영 안정과 성장 경영 선진화나 경쟁력 분석을 통한 활성화에는 기여도가 다소 미약했다는 반성에서 출발했으면 한다. 단편적 정책에 매몰되지 않길 바란다. 두 조직의 단순한 통합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라는 뜻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