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시설공단 주차장 입찰 '황당'

KTX천안아산역 내 1만4773㎡… 출입구, 인근업체가 설치한 1곳뿐 “알아서 협의… 공단은 책임 없어” 낙찰자에 불이익 전가

<속보>=고가의 주차요금으로 이용객으로부터 비난을 사는 가운데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최근 KTX천안아산역 주차장에 대한 터무니 없는 입찰공고를 내 특정업체 밀어주기 특혜의혹을 사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은 최근 한국자산관리공사 인터넷자산처분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KTX 천안아산역 내인 아산시 배방읍 장재리 26필지에 대한 국유재산 사용자 선정 입찰 공고를 냈다.

입찰대상 부지는 천안아산역 선하 주차장 부지와 장항선 아산역 하부 등 모두 1만4773㎡로 예상가격은 연간 2억9650여만원이며 사용기간은 2년간으로 내년 12월 31일까지다. 철도시설공단은 8일부터 15일까지 입찰서를 접수한 뒤 오는 16일 개찰할 예정이며 예상가격 이상의 입찰자 중 최고가격으로 낙찰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부지는 코레일이 2012년 6월 (주)파이언시스에 임대한 부지와 맞물려 있고 (주)파이언시스가 설치한 진출·입구 1곳밖에 사용할 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타 주차장업체가 입찰할 수 있는 여지가 없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은 또 진출입구 문제에 대해 (주)파이언시스와 사전에 협의를 강구해야 하고 협의불가로 인한 책임과 손해배상을 공단에 제기할 수 없다고 부연 설명하고 있다. 즉 기존 업체와 협의하지 못하면 입찰할 수 없도록 제한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참여희망업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철도시설공단이 이번에 임대를 내 놓은 주차장 부지는 (주)파이언시스가 영업상 어려움으로 지난해 7월 계약을 파기한 곳으로 설사 낙찰이 되더라도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철도시설공단은 또 별도의 진출입로를 낙찰자가 개설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인·허가를 받지 못하거나 그에 따른 불이익은 낙찰자에게 전가시켜 사실상 타 업체의 참여를 막았다는 설명이다.

결국, (주)파이언시스나 파이언시스 관련회사만 입찰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철도시설공단은 장항선 아산역 하부 수천㎡의 부지까지 동시에 임대를 내 놓아 업계로부터 의혹을 사고 있다. 기존에 입찰대상에 없었던 아산역 하부 주차장은 모두 2800㎡로 업계는 특혜를 넘어선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업체 관계자는 “파이언시스가 철도시설공단과 계약을 파기한 뒤 진출입구가 1곳이다 보니 수 개월 간 불법으로 주차장을 사용해왔다”며 “코레일과 함께 공동으로 입찰을 내놓지 않고서는 절대 입찰할 수 없게 계약조건을 만들어 특혜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수 개월간의 주차장 부지의 불법사용에 대해 변상금 4000만원을 요구한 상태”라며 “코레일은 (주)파이언시스와의 계약상 하자가 없어 그대로 유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