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12월 7일 태안앞바다에서 발생한 허베이 스피리트호 원유유출 사고의 최대 피해자는 태안지역 주민들일 것이다. 사고 당시 태안해변의 검은 기름띠를 제거하기 위해 추운 겨울, 자원봉사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었던 기억이 7년이 흐른 지금도 생생하다.
본래 출연금은 유류사고에 따른 배상금과는 성격이 다르다. 삼성중공업은 사고 책임당사자로서 지난 2008년 2월 29일 법적 피해배상 절차와 별도로 피해지역 발전기금 성격으로 1000억원을 출연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수년간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1월 21일 3600억원 규모의 삼성출연금 기본합의에 이른 것이다.
서해안이나 피해지역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자원으로 쓰이게 될 이 삼성출연금은 기본적으로 피해정도나 피해규모, 배·보상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배분돼야 하는 기금이다. 아울러 당초 삼성중공업측이 출연금의 성격과 관련해 유류오염사고 피해지역 지원을 위해 필요한 사업에 사용할 발전기금의 성격이 강하다.
삼성출연금과는 별도로 태안기름유출사고와 관련해 선주보험사가 약 1868억원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지는 한편 유조선주 책임을 초과하는 손해는 국제기금에서 1348억원을 추가 배상한다. 그러나 국제기금의 피해보상에 대한 입증주의로 맨손어업자나 영세사업자 등은 보상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감안, 특별법에 의거 이들에게 최소한의 정부지원 근거가 마련돼 그나마 다행이다.
삼성출연금에 대해 기금의 50% 할당 운운하는 전남·북 피해지역 주민들의 요구는 유류피해에 따른 상처를 서로 보듬어 주지는 못할망정 더 할퀴는 듯한 모습이다. 출연금의 배분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오염사고 특별법’ 개정안 발의가 추진 중이며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피해지역 주민들의 삶에 희망의 불씨가 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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