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IBS)은 최근 4차 연구단장으로 로드니 루오프(56) 울산과학기술대 캠퍼스 단장과 최기운(54) 본원 물리단장 등 2명을 추가선정했다. 최근 선정된 연구단장 2명을 포함한 과학벨트 연구단은 모두 20개인 가운데 분야별로는 수학 1개, 물리 7개, 화학 6개, 생명과학 5개, 융합·수학 각각 1개 등이다. 앞서 IBS는 지난 2012년 5월과 10월 2차, 지난해 4월 등 3차례에 거쳐 모두 20명 연구단장(중도 포기 인원 포함)을 선정했다.
당시 선정된 연구단장 소속 대학은 포항공대(POSTECH·포스텍)가 5명, 그 다음으로 서울대·KAIST(각 3명씩), 광주과학기술원·성균관대(각 2명씩), 대구경북과학기술원·울산과학기술대·이화여대·세종대·KIST(각 1명씩) 순으로 많았다.
하지만 선정된 이후 해외국적 연구자들이 중도포기하거나 소속연구단을 옮겨 본원(3명), KAIST·포스텍(각각 4명씩),서울대(3명), 성균관대·울산과학기술대 (각각 2명씩), 광주과학기술원(1명) 등으로 조정됐다. 포스텍 캠퍼스 연구단장으로 선정됐던 미국 국적인 정상욱 럿거스대 교수는 개인사정으로 과학벨트 연구단장을 포기했다. 야니스 세메르치디스 교수는 광주과학기술원 소속으로 선정됐지만, 협상불발로 KAIST 캠퍼스로 옮겼다.
이화여대 캠퍼스 연구단장으로 선정된 애플리 영국 런던대 교수는 아직 계약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결국, 연간 100억원 연구비가 지원되는 과학벨트 연구단을 유치하기 위해서 해외 유명 과학자와 이름을 올리기에 급급하다가 최종 계약단계에서는 결렬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꼴이다.
울산과학기술대 소속 루오프 단장의 경우, 지난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 연구중심대학(WCU) 사업에서 서울대 멀티스케일융합팀 합류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는 점을 감안, '무조건 해외 석학 모시기'가 능사는 아니다는 목소리가 높다. 20명 연구단장 가운데 순수 외국인 과학자는 루오프 단장와 스티브 그래닉, 야니스 세메르치디스 등 3명으로 각각 울산과학기술대와 KAIST에서 연구단을 설립한다.
외국 국적인 한국계 연구단장은 찰스서, 오용근, 김성기 등 모두 3명으로 각각 포스텍과 성균관대 소속이다.
울산과학기술대 소속 연구단장 모두 외국인 연구자인 루오프 단장과 스티브 그래닉으로 과학벨트 연구단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외국 석학 영입이 절대적이라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또 포스텍과 성균관대 등 연구단 유치에 성공한 대학일 수록 외국국적 연구단장비율이 높은 실정이다.
결국 충남대 등 지역 국립대나 재정규모가 작은 지역대 등은 해외우수 연구인력을 위한 연봉이나 연구환경 등 파격적인 조건을 할 수 없는 점을 감안, 이들 대학에게는 과학벨트 연구단 유치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분야별 선정 현황은 물리 7개, 화학 6개, 생명과학 5개, 융합·수학 각각 1개씩 등 모두 20개 연구단장을 선정했지만 실제 물리학자가 9명으로 가장 많아 과학벨트 연구단 사업이 '물리학'육성사업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 스티브 그래닉과 로드니 루오프 단장은 화학분야로 선정됐지만 실제는 미국 물리학회 소속 학자이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대전유성)은 “과학벨트 연구단 선정사업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특정학맥 사업으로 전락한 상태”라며 “특히 선정평가위원회 폐쇄성등으로 검증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IBS는 연구단장 선정을 위해 연구단선정평가위원회(SEC)을 꾸려 철저하고 개관적인 평가에 전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공모를 통해 124명의 지원을 받아 14명을 심층평가 대상자로 선정하고, 후보자별 심층평가를 거쳐 최종후보자를 가려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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