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의 혐의는 모두 7가지다.
대전의 모 백화점 직원이던 이씨는 2011년부터 손님인 여성 A씨와 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하게 지냈다. 그러다가 2012년 6월 A씨에게 '전북 익산 CGV 영화관 건물이 경매로 나왔는데 돈이 부족하다'며 2억원을 빌렸다. 낙찰받은 후 4억원을 돌려주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이어 2013년 4월까지 투자금 명목으로 A씨로부터 모두 7억원이 넘는 돈을 송금받았다.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7월까지 A씨를 포함해 모두 8명으로부터 22억7294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서울 모처에서 B씨에게 '나에게 50억원을 투자하면 그 돈으로 대전에 있는 나이트클럽을 인수해 8월 말경에 아버지한테 180억원을 받아 원금과 이자를 충분히 갚아주겠다'며 돈을 받으려다 경찰에 체포되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범행 과정에서 관련 서류는 모두 허위로 작성했고, 돈을 돌려달라는 요구가 거세지자, '건물이 매각되지 않았다', '78억원이 든 통장이 있지만, 세무조사 때문에 인출할 수 없다' 는 등의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해왔다.
이씨는 이 돈으로 보석이나 명품의류 등을 구입하고 남자친구와 아파트도 샀다. 또 기사와 경호원을 고용하고 파티룸과 스타크래프트밴을 렌트하며 호텔에서 숙박하는 등 호화롭게 생활했다.
범행 과정에서 이씨는 '삼성그룹 전 임원의 사생아'라는 거짓말과 함께 인터넷 역할대행 사이트를 활용했다. 사이트에서 돈을 주고 홍모(51)씨를 고용해 피해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홍씨를 '하나은행 지점장'으로 소개하면서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는 수법으로 돈을 가로챘다. 범행에 가담한 홍씨는 사기방조 혐의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재판부는 “대기업 임원의 사생아임을 사칭하고 일당을 주고 거짓행세를 시켰으며 관련 서류까지 위조하는 등 수법이 불량해 죄질이 극히 무겁다”며 “피해액을 거의 회복하지 못했고, 피해자들이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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