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태안에서는 사설 해병대 캠프 훈련 도중 공주사대부고 학생 5명이 실종, 끝내 숨 진채 발견됐다. 훈련교관들의 지시에 따라 구명조끼를 벗고 바다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 이 사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막을 수 있는 사고였기에 안타까움을 더한다. 애초 학교 측에서 안일한 업체 선정으로 하청의 재하청인 업체가 선정됐고, 사고 당시에도 인솔교사는 단 한명도 없었다.
해병대 캠프 업체는 경기도 성남시 소규모 여행사에서 운영하던 것이었고, 교관 중에는 인명구조자격증이 없는 무자격 아르바이트생도 있었다. 지역주민들은 훈련장에 갯골이 있어 위험하다고 자제를 촉구 했음에도 업체는 훈련을 강행했다. 조끼를 벗고 바다에 들어가라는 지시, 사고 직후 아이들을 구조하지 못한 무자격 교관, 해경에 늦은 신고 등 한 가지만 지켰더라도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이 사고 외에 여름철 태안에서만 1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모두 부주의로 인해 일어난 인재였다. 당진 현대제철에서는 가스누출과 추락사고 등으로 5월에 5명, 11월에 1명, 12월에 2명이 숨졌다.
태안화력에서도 12월 29일 1명이 사망했다. 이들 공장은 사망사고 외에 중상 등의 부상사고는 훨씬 많다. 문제는 어처구니없이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거나 실수 등으로 사망사고가 많다는 것이다. 감독관이나 전문작업자조차 산소마스크나 안전 고리 등 간단한 장비조차 착용하지 않았고 이를 제지하는 사람도 없었다. 가스밸브가 완전히 차단 됐는지 확인과정도 무시하기 일쑤였다. 한 가지만 지켜도, 한 사람만 정신 차려도 막을 수 있었다.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는 청소년 캠프 전반에 대한 조사와 사전 허가제 등을 시행하는 계기가 됐다.
당진 현대제철에서는 11월 사망사고 후 대국민 사과를 하며 제철소 내에 안전경영총괄대책위원회를 신설하고 1200억원의 안전 관련 예산을 확보해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당진의 한 공장에 근무하는 장모(32)씨는 “자동차의 안전벨트나 오토바이의 헬멧처럼 안전장구 착용과 작업 전 확인절차를 의무화해야 한다”며 “관리자, 감독관, 근로자 모두 귀찮을 정도로 확인, 또 확인해 더 이상의 인재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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