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광종 대전시 승마협회장이 오랜 시간 함께 보낸 자신의 말을 쓰다듬고 있다. |
2014년 갑오년(甲午年) 말띠 해를 말〔馬〕과 각별한 인연을 맺은 이가 있다. 바로 대전시 승마협회장을 역임하는 이광종(60)회장이다. 그가 지역 승마협회장을 맡고 있어서가 아니고 1954년 갑오년 말띠 해에 태어나 말을 만나 인생이 바뀐 사나이기 때문이다.
이광종 회장이 말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6년이었다. 당시 충북 청주에 살던 이 회장은 대전 중구 부사동에 친척집에 방문할 때마다 충무체육관에 있던 대전시 승마장을 먼 발치서 바라보며 호기심을 가졌다. 그러던 중 지인이 말을 함께 타보자고 제안에 따라나선 게 평생 반려동물을 사귀는 인연이 됐다.
1996년 4월 대전 승마장에서 처음 만난 말에 흠뻑 빠져 “내가 주인이 돼야 겠다”며 덜컥 사고말았다.
청주 집과 대전 승마장을 하루에 한 번씩 오가던 중 1998년도에 대전으로 이사를 결정했다. 이 회장은 “열심히 살아 45살에 목표를 이루면 다른 일에 도전해보자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마침 뜻을 이뤄 청주의 사업을 정리하고 대전으로 이사했다”며 “대전에 승마장과 말을 아끼는 사람들이 있어 가족과 함께 뿌리를 옮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물론 아버지와 함께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말에 호기심을 보이던 아들이 승마에 뛰어난 소질을 보인 것도 대전으로 옮기는 계기가 됐다. 당시 아들은 외국어고에 진학할 정도로 학업에 자질을 보였지만, 승마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받아 대전체고로 전학을 결정했다. 아들 이규언(31)씨는 전 마작마술 국가대표를 거쳐 2003년부터 현재까지 대전시 승마 대표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 회장은 “말은 온순하면서도 진취적인 행동력이 있는 동물로써 교감능력이 뛰어나고 책임감도 강하다”며 “말 곁에 머물며 평생 친구로서 본받을만한 기질을 지닌 동물”이라고 전했다. 특히, 사람이 교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동물이라는 점에서 최고로 꼽았다.
이 회장은 “말을 사랑하고 승마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부드러운 면이 많은데 이는 동물과 수시로 교감하고 정서를 나누기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사람과 가까이 있는 동물의 수명이 10년 정도여서 사후 상처를 받을 수 있지만, 말은 30년 정도가 수명이어서 평생의 친구로 사귈 수 있고, 큰 꿈을 품게 한다”고 전했다.
말의 해를 맞은 그는 올해를 더욱 의미 있게 생각하고 있다.
이 회장은 “유성 복용동에 승마장이 있지만, 너무 작아 많은 시민이 말을 가까이할 수 없었지만, 앞으로 승마장 확장을 통해 보편적인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많은 사람이 말과 가까이하며 온순하면서도 진취적인 품성을 느끼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