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안전하고 행복한 사회의 시작은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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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배]안전하고 행복한 사회의 시작은 가정

[목요세평]김원배 목원대 총장

  • 승인 2013-12-31 13:17
  • 신문게재 2014-01-02 16면
  • 김원배 목원대 총장김원배 목원대 총장
▲ 김원배 목원대 총장
▲ 김원배 목원대 총장
지난해 초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부의 중점 추진사안으로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4대 사회악(성폭력, 학교폭력, 가정폭력, 불량식품) 척결을 내세우면서, 이를 반드시 뿌리 뽑고 법이 사회적 약자에 방패가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경찰, 정부·지자체, 교육기관, 언론 및 사회단체 등 사회 전반의 각 부문에 걸쳐 관련 범죄행위를 척결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인지 최근 사회 폭력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개선이 상당부분 이루어졌고, 지역사회나 민간단체 등을 중심으로 한 자발적인 예방·근절 활동 또한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등 긍정적인 변화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는 정부 주도의 치안역량 강화 및 법제적 노력을 통해 상당부분 결실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지능화·흉포화 되어가는 우리 사회의 범죄 추세를 감안해 볼 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범죄자의 약 70%가 이른바 홈 메이드 크리미널(home made criminal)로 불리는 가정불화에서 비롯된 범죄자이고, 이들 중 가정폭력 경험자는 35%, 부모의 이혼, 외도, 학대, 알콜중독 경험자는 66.7%를 차지한다는 다소 충격적인 자료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우리 사회의 안전과 행복을 해하는 악성 범죄의 근본 원인은 먼 곳이 아니라 바로 가정에 있다고 한다. 이처럼 사회적 중대 범죄의 상당수가 불안정한 가정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정폭력 등을 순전히 사적인 차원의 문제로 치부하기 보다는 사회 전반의 공동 문제로 받아들이고 함께 해결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간단한 이야기가 하나 생각난다. 한 부자(父子)가 함께 길을 걷고 있던 중에 큰 바위가 길을 막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저 바위를 옮겨줄 수 있겠니?'라고 하니, 아들은 있는 힘을 다해 바위를 옮겨보려 하지만 바위는 꿈쩍을 하지 않는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최선을 다해 보았지만 제 힘으로는 옮길 수 없습니다', 그러자 아버지는 아들에게 '너는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 같구나'라고 한다. 다시 아들이 아버지에게 '저는 있는 힘을 다해 바위를 옮겨보려고 하였습니다'라고 말하자, 아버지가 아들에게 말하기를 '너는 바로 옆에서 내가 지켜보고 있었지만, 힘을 빌려 함께 바위를 옮겨보자고 하지 않았잖니? 그러니까 너는 최선을 다한 게 아니란다'라고 말했다. 짧은 이야기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록 나 혼자서는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주변 사람들과 힘을 합치면 더 크고 어려운 일을 훨씬 수월하게 해낼 수 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요즘처럼 찬바람이 부는 연말연시에는 소외계층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온정이 더 간절해진다. 최근 몇 년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소외계층에 대한 사랑의 손길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또한 이혼, 가출, 가정폭력 등으로 인해 가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치안 인력을 늘리고 법을 엄격히 적용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각종 악성 범죄를 줄이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우리 모두의 공동 노력을 통해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고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심리학자인 매슬로우(A. Maslow)는 '욕구 5단계설'이라는 이론에서 인간은 먹고 자는 등 생리적 욕구에 이어 두 번째로 각종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자 하는 '안전의 욕구'를 추구한다고 하였다. 이처럼 기본적인 욕구라 할 수 있는 안전의 욕구가 해결이 되어야 사람은 행복이나 자아실현 등 보다 고차원적인 욕구를 추구하게 된다는 것이다.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첫걸음은 무엇보다 내 가정과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한 번 더 돌아보고, 이들에게 나부터 먼저 따뜻한 격려와 애정의 인사를 건네고 다가서는 관심과 실천, 그것이 우선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젖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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