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병호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
벌써 민선 6기 지방선거인 만큼 유권자들도 지금쯤 예비 주자들이 경제회생, 정치발전, 일자리 창출, 지역민원까지 다 해결해 줄 것 같이 나온다는 것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신뢰받지 못하는 직업 중 하나가 정치인이다. 그 말과 약속을 다 믿을 수는 없다는 것도 상식인 듯하다.
지금쯤 리트머스 시험지 같이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나름대로 기준을 생각해 본다.
첫째, 지금까지 정치행보를 살펴보는 것이 기준이 될 것이다. 전 국민 47%가 스스로를 하층민이라 생각하는 경제난의 시대다. 경제에서 더 이상 희망을 볼 수 없는 암울한 시대를 우리는 지나고 있다. 전국 광역 지자체 가운데 대기업 집단, 소위 재벌기업 대형 사업장이 없는 곳이 대전이다. 따라서 경제회생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앞으로도 대전 시장의 보폭은 그리 넓지 않다. 결국 대형 국책사업과 중앙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며 중앙 정·관계, 청와대의 신뢰 있는 교감이 필요하다. 자의든 타의든 지금까지 정치역정 가운데 당적을 바꾼 사람이 중앙정계에서 존경과 신뢰를 받지 못할 것은 당연하다.
이제 충청권의 인구가 호남보다 많아지고 정치적 영향력도 신장되고 있는데 시절마다 색다른 군복을 바꿔 입었던 장수에게 지휘봉을 맡길 것인가 깊이 고민해야 한다.
둘째, 시 산하 공기업, 출연출자기관에 대한 경영철학을 잘 관찰해야 한다.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으나 공공기관이 선거 전리품이나 차기 선거를 위한 도구로 이용될 수 있는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있다. 당선과 동시에 시 산하 공기업, 출연출자기관에 선거 공신들을 낙하산으로 내려 보낼 사람인지 아닌지 잘 관찰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주요 기관장에게 인사청문회와 같은 안전장치를 만들 수 있다. 선거에 역할을 했던 인물들도 청문회를 통해 전문성을 인정받고 떳떳하게 취임하면 되는 것이다. 또한 시장, 부시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산하기관이 지나치게 많다.
이미 시청 간부들이 당연직 이사로 재직 중인데 굳이 시장, 부시장이 이사장직까지 맡아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관의 개입이 커질수록 기관운영이 경직되고 민간의 창의성이 발휘될 수 없으며 궁극적으로 민관협치의 정신에서도 멀어지게 된다.
대전은 다른 지역에 비해 산하 각 기관의 규모가 작고 예산도 부족하다. 그런 상태에서 관의 개입이 커지면 행정의 속성 상 기관 간의 벽은 점점 높아지게 된다. 상호 협력할 수 있는 가능성도 멀어진다. 따라서 기관들 상호간에 융합할 수 있는 운영의 묘를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의 창조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예비 후보들의 산하 기관의 경영철학을 정확이 읽어내는 것도 유권자들의 몫이다.
마지막으로 지역 경제회생에 숫자로 표현되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는지 관찰해야 한다. 이미 1000조원에 다다른 가계부채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내년 만기 가계부채는 110조원이라는 전망이다. 실업률도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다. 소비 중심 도시인 대전의 경제 체질은 불경기에 더 예민하다.
이러한 경제난국에 예비주자들은 정치인이 아닌 경영자 입장으로 숫자로 표현되며 실현 가능한 경제 회생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창조경제'와 같이 추상적인 목표가 어떻게 서민들 안방까지 훈훈하게 할 수 있는지 설득력 있는 논리도 필요하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