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의 핵심은 공공정보의 개방과 공유인 것이다. 그러나 대전시 등 자치단체에서는 공공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는 이에 걸맞은 인프라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 정부의 예산지원이 먼저라는 이야기다. 정부가 예산지원도 없이 자치단체의 공공데이터 개방을 독려하는 것은 마치 ‘빛 좋은 개살구’와 다름없는 모양새라는 지적이 높다.
대전시의 경우 올 하반기부터 공공데이터 개방을 위한 과제를 선정해 내년부터 2017년까지 추진하기로 했다. 포털사이트 구축을 비롯해 데이터베이스 품질 진단, 공공데이터 개방과 관련된 새로운 서비스 모델, 데이터 개방 프로세스, 앱 경진대회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작 이 같은 과제에는 민간이 활용할 수 있는 공공데이터 오픈 소스(API)는 포함되지 않았다.
미래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지난 10월 빅데이터 분석 인프라를 보유하기 힘든 중소기업에 빅데이터 분석 환경을 제공해주기 위해 ‘빅데이터 분석활용센터’를 오픈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반 인프라를 오픈소스로 구축했다는 점이며 비로서 공공데이터의 민간 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정부 3.0 국정과제가 초기부터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문시되는 이유도 바로 이런 공공데이터 오픈 소스의 유무인 것이다. 게다가 자치구의 경우 공공자료를 직접 가공할 여력조차 없는 형편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가진 공공정보를 개방·공유함은 물론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주민 맞춤형 공공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이 바로 ‘지방 3.0’이다. 정부는 지방 차원의 정보화를 활용한 지방 3.0 추진을 위해 지난 9월 ‘지방행정정보화 연찬회’ 자리에서 우수기관 포상 등 국정과제 추진에 안간힘이다.
그러나 정부 3.0추진에 난제로 작용하는 것들이 어떤 것인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 공공데이터 개방만을 독려한다면 정부 3.0은 안전행정부 혹은 미래부의 헛구호에 불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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