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상 상한선 결정=교육부는 29일 2014년 대학 등록금 인상률 산정방법을 공고했다.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대학 등록금 인상률이 직전 3개 연도의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를 넘어서면 안 된다.
2011~2013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 2.5%를 감안해 내년 등록금 인상률을 계산하면 3.8%가 나온다. 이처럼 정부가 정한 최고 인상률을 넘어서 등록금을 책정하는 대학은 각종 행·재정적인 페널티를 감수해야만 한다. 때문에 현재까지 상한선을 어긴 대학은 없다.
내년부터는 특성화대학 등 대학재정지원사업 선정에서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은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이와 별도로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국가장학금Ⅱ 유형을 받을 수 없다. 이같은 각종 페널티는 대학들이 무턱대고 등록금을 올릴 수 없는 이유가 되고 있다.
▲대학도 학생도 등록금 모두 불만=정부의 발표에 따라 지역대학들도 내년 등록금 산정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충남대는 이미 학생부처장을 위원장으로 7명으로 구성된 등록금심의위원회를 구성했다.한남대도 교수, 학생 각 3명, 직원, 외부전문가, 학부모 1명 등 모두 9명으로 심의위를 구성했고 다음주 초 첫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13명으로 심의위를 구성한 배재대는 다음달 3일 상견례를 갖고 1월 중순까지 합의안을 도출키로 했다. 정부가 인상률 상한선을 제시했지만, 실제 결정되는 내년 등록금은 올해와 동결되거나 소폭 인하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대학과 학생 모두 불만이 커지고 있다. 모 사립대 관계자는 “1년에 국가장학금Ⅱ유형이 40억 원 가량 되는데 등록금을 올릴 경우 이를 포기해야만 한다”며 “사실상 등록금 인상이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는 “교직원 인건비, 물가상승률, 각종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경상경비 상승이 만만치 않다”며 “하지만, 교육부의 강력 제재 방침과 사회적 분위기가 등록금을 올릴 수 없는 처지이지 않느냐”고 한탄했다.
학생들도 불만이 없는 것이 아니다.
대학 3학년 A씨는 “대학들이 등록금을 내린다고 해도 생색내기 수준인데다가 어차피 일년에 1000만 원에 육박하는 돈이 있어야 하는 현실”이라며 “정치권도 선거 때만 반값 등록금을 외치고 있지만 해결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불평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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