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현금기부의 대다수가 5만원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 스스로 소액기부 문화를 정착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29일 대전 동구(구청장 한현택)에 따르면 올해 기부·나눔 활동을 결산한 결과 동구지역 10만여 세대 가운데 20.7%인 2만1000여 세대가 기부활동에 참여했으며 복지소외계층 4만여 세대가 혜택을 받았다.
동구 전체 5가구 가운데 1가구가 나눔 운동에 참여해 어려운 이웃 2가구를 지원한 것으로 분석됐다. 올 한해 개인 및 단체 등 민간자원으로부터 모금한 기부금은 현금과 현물을 합쳐 모두 21만227건, 24억2857만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현금기부는 2만218건, 6억838만원으로 '천사의 손길 행복+'와 민간자원 연계를 통해 이뤄졌다.
현금기부에서도 전체의 98.7%인 1만9354건이 5만원 미만으로 나타나 소액 다수의 기부형태를 보였다. 동구지역 주민은 “많이 벌지도 못하고 많이 낼 수도 없지만 주변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심정으로 소액기부에 나섰다”며 “생활자체가 나와 큰 차이가 나지 않다는 생각도 가끔 들지만 나보다 더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을 거란 생각이 지갑을 열게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오히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적극 실천해야 하는 우량기업이나 고소득자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지난 4일 본보가 보도한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나눔캠페인을 통한 올해 일반인 기준 모금에서도 지난해 대비 동구지역은 8.8% 수준의 감소율을 보인 반면, 고소득계층이 집중된 유성구와 서구에서는 각각 36.3%와 32.1%의 감소율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는 대전시민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역행이 심각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동구 관계자는 “기부는 그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이 가진 것 중 소중한 일부분을 떼주는 데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며 “스스로 형편이 좋지 않은 가운데에서도 이웃을 위해 소액이라도 건네며 함께 고통을 나누자는 마음을 가진 동구 주민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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