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는 당초 연내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고 실태조사 계획을 세운다는 방침이었지만, 현재 어떻게 조사를 할지, 무엇을 조사 할지도 정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29일 도에 따르면 현재 충남발전연구원과 함께 송전탑 실태조사 실무준비위원회를 구성 중으로,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과 전화로 접촉 중이다. 관련 전문가들이 결정되면 내년 1월 중순께 첫번째 전문가 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조사 범위와 방법, 내용 등을 협의해 2월초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실태조사의 범위에 따라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에서 자체적으로 팀을 구성해 조사할 경우 기초적 범위 내에서만 조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고 전체적인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선 용역이 불가피한데 예산이 투입되려면 내부적으로 또 검토 과정을 거쳐야해 계획보다 늦어질 수밖에 없다. 도 관계자는 “막연하게 실태조사를 하려다 보니 혼란스럽다”며 “이번 조사가 탁상에서 한 것으로 보이지 않기 위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요구하는 부분을 다 담을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어디까지 조사해야 주민들이 좋아할지 모르겠다.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예산이 투입되더라도 전체적인 범위에서 조사를 해야 정확한 현황 파악과 함께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우선 당진 교로 2리, 서산 팔봉면, 예산, 청양 등 송전탑과 관련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지역에 대해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송전탑이 집중된 곳부터 충남 전체지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충남송전탑대책위원회 유종준 사무국장은 “주민들의 건강과 관련 역학조사도 함께 이뤄지면 좋겠지만 예산 문제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조사가 정말 주민들을 위한 조사라면 충남지역 전체 송전탑에 대해 현황을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도에서 전문가 선정에 어려움이 있다면 송전탑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전문가를 추천해 줄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지역은 북당진~신탕정(345kV) 송전선로, 당진화력~북당진(345kV) 송전선로, 태안~신당진(345kV) 송전선로 선종교체, 세종~부강(154kV) 송전선로 사업 구간에서 주민들과 환경단체, 대책위원회 등을 구성해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다.
내포=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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