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비즈니스파크 무산… 법원 “자본금 20% 지급” 조정

천안시 이의신청 제기… 기업과 600억대 소송전 촉각

천안시가 천안국제비즈니스파크 사업의 백지화에 따른 수백억원의 자본금 귀속을 놓고 컨소시엄 기업들과 법정 다툼을 벌이는 가운데 최근 법원이 터무니없는 강제조정액을 제시해 이의신청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천안시는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천안헤르메카개발㈜과 컨소시엄 19개 기업이 참여, 천안시 부성동 일원 300만8000㎡에 7조원을 투입해 비즈니스호텔과 컨벤션센터, 국제금융무역시설 등을 갖춘 국제비즈니스파크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천안시는 지난해 4월 국제비즈니스파크에 대한 5차례에 걸친 자본금 증자 실패로 무산돼 헤르메카 등과의 사업협약을 해지했고 같은 해 8월 이에 대한 책임을 민간기업 등에 물어 PFV(Project Financing Vehicle) 주식인도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천안시는 주식인도 등 6개항의 청구취지를 바탕으로 대우건설 컨소시엄의 기본적 의무인 자금조달과 사업계획 미확정에 따른 귀책사유가 민간기업들에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16개월간 법정공방 속 법원은 지난달 19일 천안시와 기업들과의 조정을 시도했지만, 결국 불성립됐다.

천안시는 5차례 걸쳐 현물로 출자한 토지 100억원을 포함한 전체주식 400억원의 환원과 한국산업은행에서 관리하는 자본금 500억원 중 잔액 230억원 등 모두 643억원 상당의 귀속을 주장했다. 법원은 천안시와 기업들과의 조정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지난달 28일 230억원 중 20%를 지급하라고 강제조정결정을 내렸다.

이에 천안시는 지난 19일 법원의 조정갈음결정에 대해 부당하다며 이의신청을 제기했고 소송은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천안시는 최근 인천도시공사가 인천도화지구도 백지화되자 컨소시엄 회사를 상대로 PFV 주식인도 청구소송을 벌여 승소한 바 있어 이번 귀속문제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천안시 관계자는 “이미 타지역의 유사한 소송에 대해 법원이 천안시와 같은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며 “이번 법원 판결 이후 헤르메카의 법인해산절차도 조속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천안시는 당초 협약서에 사업 협약 해지 시 출자한 지분 전체를 천안시에 귀속한다는 내용에 따라 협약이행보증금 338억원에 대한 청구소송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천안=김한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