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우영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
정답은 하나. 서가(書架)로 들어가 책과 만나는 길이다. 인생과 세상사 이치는 길로 시작하여 길로 끝난다 하지 않았던가! 그 길목에 삶의 진리와 세상을 등불로 안내할 '책'이 기다리고 있다. 서가의 길목에서 세계 4개 성인중에 한 분으로 추앙받는 공자(孔子)의 논어(語)와 만난다면 더 없는 진리를 만날 것이다. 세계적으로 인문학(人文學)총아로 손꼽히는 책이 바로 '논어'가 아니던가! 대저, 공자는 그 유교(儒敎)경전(經典)4서 5경의 대표적인 책이며 주로 공자의 어록 형식으로 기록한 유학의 경전으로 '사서(四書)'의 하나인 논어(語)에서 이렇게 갈파하였다. 군자화이부동이요, 소인동이불화라! (君子和而同 小人同而和)즉 '군자는 화합하지만 뇌동하지 않고, 소인은 뇌동하지만 화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주옥같은 논어(語)의 학이편(學而篇)제1장 처음에 나오는 구절이다.
“孔子曰, 學而時習之 亦說乎? 有朋 自遠方來 亦乎? 人不知而 亦君子乎!” (배우고 때에 익히니 기쁘지 아니하냐? 벗이 멀리서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하냐?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니 참으로 군자가 아니겠는가!)
위와 같은 금과옥조(金科玉條)는 백 번 들어도 참으로 좋은 말이다. 요컨대, 고전 인문학은 마치 색 바랜 고서(古書)나 낡은 학문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너무도 가깝게 우리의 삶 속에 함께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인문학이 바로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문학은 세상과 인류를 행복하고 풍요롭게 발전적으로 진화시켰던 가치관이며, 우리가 살아나가야 할 나침판 같은 안내서이다.
이 시대 참다운 인간으로 살아가는 도리와 근본, 교훈, 미래 등을 훌륭하게 담겨있는 보고(寶庫)가 바로 문(文學)·사(歷史)·철(哲學) 인문학이다. 따라서 인문학은 사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기 전에는 싫든 좋든 우리들 곁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인간학'이기도 하다. 지난 조선시대 왕들의 인문학 세미나장이었던 '경연(經筵)'은 재미있는 역사적 가치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군주들이 행한 경연 정도가 왕의 정치적 성패는 물론 나라의 안녕과도 정비례했다는 점이다. 결국 공부를 열심히 하고 문화, 예술을 중요시한 국왕들이 성공한 군주가 되었다. 조선 유교문화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이뤘던 세종과 성종 때 경연이 가장 활발하게 열린 사실은 이를 잘 나타낸다. 또, 조선 후기 문예부흥을 일으키며 '조선의 인문학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정조의 개혁정책도 괄목할 만한 인문학적 역사이다. 이후 지금까지 땅의 주인 인간을 교화하고 미래를 향하여 연호를 그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인문학'이었기 때문이다.
어지럽고 혼탁한 21세기 급변하는 문명의 물질속에서 명예와 부(富)를 위하여 우리는 얼마나 숨 가쁘게 달려 왔는가? 과연 사람답게 살아 왔는가? 다 같이 반성해볼 일이다. 앞으로 푸른 하늘에 머리를 풀고 사람 내음이 솔 솔 풍기는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이런 달콤하게 꿀과 엿기름이 주르륵 흐르는 항아리단지가 바로 '인간학'이며, 이 인간학의 근원이 바로 '인문학'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중국의 뛰어난 현학(賢學)으로 불리는 북송대의 정치가 왕안석(王安石1021~1086)은 난세(世)를 이렇게 풀어가라고 말 하고 있다. “가난(정신적 빈곤)한 사람은 독서로 부자가 되고, 부자(명예와 권력)는 독서로 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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