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난세일수록 인문학이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김우영]난세일수록 인문학이다

[문화초대석]김우영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 승인 2013-12-29 13:32
  • 신문게재 2013-12-30 16면
  • 김우영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김우영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 김우영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 김우영 대전중구문학회 사무국장
요즘 세태를 보면 참으로 가슴 답답하기 그지없다. 아침 저녁으로 신문이나 방송을 보기가 두려울 정도로 국내외 돌아가는 세태가 참으로 수상하다. 아니 위태 위태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그렇다고 칼 날 위에서 춤 추는 세태와 함께 아슬아슬하게 곡예를 할 수 는 없지 않는가?

정답은 하나. 서가(書架)로 들어가 책과 만나는 길이다. 인생과 세상사 이치는 길로 시작하여 길로 끝난다 하지 않았던가! 그 길목에 삶의 진리와 세상을 등불로 안내할 '책'이 기다리고 있다. 서가의 길목에서 세계 4개 성인중에 한 분으로 추앙받는 공자(孔子)의 논어(語)와 만난다면 더 없는 진리를 만날 것이다. 세계적으로 인문학(人文學)총아로 손꼽히는 책이 바로 '논어'가 아니던가! 대저, 공자는 그 유교(儒敎)경전(經典)4서 5경의 대표적인 책이며 주로 공자의 어록 형식으로 기록한 유학의 경전으로 '사서(四書)'의 하나인 논어(語)에서 이렇게 갈파하였다. 군자화이부동이요, 소인동이불화라! (君子和而同 小人同而和)즉 '군자는 화합하지만 뇌동하지 않고, 소인은 뇌동하지만 화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주옥같은 논어(語)의 학이편(學而篇)제1장 처음에 나오는 구절이다.

“孔子曰, 學而時習之 亦說乎? 有朋 自遠方來 亦乎? 人不知而 亦君子乎!” (배우고 때에 익히니 기쁘지 아니하냐? 벗이 멀리서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하냐?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노여워하지 않으니 참으로 군자가 아니겠는가!)

위와 같은 금과옥조(金科玉條)는 백 번 들어도 참으로 좋은 말이다. 요컨대, 고전 인문학은 마치 색 바랜 고서(古書)나 낡은 학문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너무도 가깝게 우리의 삶 속에 함께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인문학이 바로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문학은 세상과 인류를 행복하고 풍요롭게 발전적으로 진화시켰던 가치관이며, 우리가 살아나가야 할 나침판 같은 안내서이다.

이 시대 참다운 인간으로 살아가는 도리와 근본, 교훈, 미래 등을 훌륭하게 담겨있는 보고(寶庫)가 바로 문(文學)·사(歷史)·철(哲學) 인문학이다. 따라서 인문학은 사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기 전에는 싫든 좋든 우리들 곁에 있을 수 밖에 없는 '인간학'이기도 하다. 지난 조선시대 왕들의 인문학 세미나장이었던 '경연(經筵)'은 재미있는 역사적 가치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군주들이 행한 경연 정도가 왕의 정치적 성패는 물론 나라의 안녕과도 정비례했다는 점이다. 결국 공부를 열심히 하고 문화, 예술을 중요시한 국왕들이 성공한 군주가 되었다. 조선 유교문화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이뤘던 세종과 성종 때 경연이 가장 활발하게 열린 사실은 이를 잘 나타낸다. 또, 조선 후기 문예부흥을 일으키며 '조선의 인문학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정조의 개혁정책도 괄목할 만한 인문학적 역사이다. 이후 지금까지 땅의 주인 인간을 교화하고 미래를 향하여 연호를 그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인문학'이었기 때문이다.

어지럽고 혼탁한 21세기 급변하는 문명의 물질속에서 명예와 부(富)를 위하여 우리는 얼마나 숨 가쁘게 달려 왔는가? 과연 사람답게 살아 왔는가? 다 같이 반성해볼 일이다. 앞으로 푸른 하늘에 머리를 풀고 사람 내음이 솔 솔 풍기는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이런 달콤하게 꿀과 엿기름이 주르륵 흐르는 항아리단지가 바로 '인간학'이며, 이 인간학의 근원이 바로 '인문학'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중국의 뛰어난 현학(賢學)으로 불리는 북송대의 정치가 왕안석(王安石1021~1086)은 난세(世)를 이렇게 풀어가라고 말 하고 있다. “가난(정신적 빈곤)한 사람은 독서로 부자가 되고, 부자(명예와 권력)는 독서로 귀하게 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