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내부에서 불거진 우려의 목소리다. 우려의 핵심은 기초단체장과 지방의회 출마 후보군에 대한 지원과 여론 형성을 담당해야 할 당협위원장들이 대거 내년 지방선거 출마 후보로 거론되면서 조직 공백과 지원 부재 등을 걱정하고 있다.
26일 새누리당 등에 따르면 내년 지방선거 출마 후보로 거론되는 대전·충남 지역 당협위원장은 최대 7명에 달한다.
우선, 대전에서는 대덕구 당협위원장인 박성효 국회의원과 서구을 조직위원장에 내정된 이재선 전 국회의원이 대전시장 후보를 놓고 물밑 공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유성구 당협위원장인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은 지난달 1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유성구청장 재도전의지를 내비친 상태다. 더구나 공석인 중구 당협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이은권 전 중구청장도 내년 중구청장 선거 출마 예정자로 거론되고 있다.
충남에서는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현직 국회의원들의 대거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아산 당협위원장인 이명수 국회의원을 필두로, 홍문표(홍성·예산) 국회의원, 전용학 전 국회의원(천안갑)이 모두 충남지사 선거 후보 출마를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펼치고 있다. 당협위원장들의 지방선거 출마는 현재 정개특위에서 논의되고 있는 정당공천제 폐지 문제와 무관치 않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공천제가 폐지되면 당협위원장이 지역구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을 통제하기 어려워지는 등 영향력을 상실하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새누리당의 고민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새누리당 중앙당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결코 우리 당의 승리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지적하며 “2010년 지방선거 때도 낙관했지만, 이명박 정부 심판론 등이 불면서 한나라당은 충청권 광역단체장에서 전패했고, 기초단체장도 민주당(9석)보다 적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협위원장들이 인지도 면에서 가장 앞서 있는 만큼 경쟁력 있는 후보임은 분명하지만, 지방의회 등은 조직적 지원이 승패를 좌우하기도 한다”며 “당협위원장들의 출마가 꼭 바람직하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충청권은 특정 정당의 텃밭이라 분류하기 어려웠던 만큼, 당협위원장들이 대거 공백상태가 될 경우, 선거를 치르기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다른 새누리당 관계자는 “일부 당협위원장들의 출마는 내년 지방선거보다는 차기 총선을 겨냥한 움직임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아직 총선까지 2년여 기간이 남은 만큼, 인지도 쌓기라는 시각도 있다”고 토로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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