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생명과학고 손형조 군도 토목관련 방과 후 수업과 공무원 측량 반에 들어가 '토목직 공무원' 준비를 한 결과 올해 대전시 토목 9급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손 군은 “대학진학이 아닌 공무원 취업이라는 진로를 일찍 선택해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정부의 '선(先)취업 후(後)진학' 정책이 확산되면서 올해 대전지역 특성화 고교의 평균 취업률이 늘고 있는 반면, 진학률은 감소하고 있다. 대전에도 고졸 취업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26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지역 특성화고·마이스터고 모두 12개교 2013학년도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42%이며, 올해 9급 공무원에 합격한 학생은 9명으로 집계됐다. 지역 내 산업체, 기업 등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치다.
반면, 특성화고 졸업자의 대학 진학률은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2012년도에는 43.2%였던 진학률이 지난해 36.9%로 대폭 줄었다.
이는 정부가 특성화고를 취업중심 학교로 개편하고 지원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고학력 실업률이 계속되는 만큼 '이름'만 보고 대학을 선택하기보다 자신의 적성과 앞으로의 진로를 고려해 선택하려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 졸업 후 3년 이상 산업체에 재직할 경우 특별입학전형을 통해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를 활용하려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특성화고에 재학중인 B 양은 “인문계고를 거쳐 대학에 들어간다고 무조건 취업이 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특성화고에 진학해 실무를 배우고 취업한 후 지원을 받아 관련 학과를 선택하는 게 오히려 낮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 “특성화고교의 본래 설립 취지가 졸업생들의 대학 진학보다는 취업”이라며 “특성화고 졸업생을 우대하는 취업 정책이 맞물리면서 갈수록 취업률이 높아지고 진학률은 낮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대전의 특성화고·마이스터고는 농업계 고교 1곳, 공업계 고교 6곳, 상업계 고교 4곳, 마이스터고 1곳 등 모두 12곳이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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