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사 긴장감 팽팽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전국철도노동조합 지도부 가운데 박태만 수석부위원장 등 일부가 조계사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진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경찰들이 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중도일보 제휴사] |
철도파업이 시작된 지난 9일부터 25일까지 17일동안 노사 실무 교섭은 지난 14일 단 한 차례 있었을 뿐, 극한 대립양상만 보이고 있다.
철도노조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철도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코레일이 국민 대다수의 철도 민영화 반대 여론을 경청할 것과 장기화되고 있는 파업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정부가 파업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조계사에 피해있는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날 저녁 경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의 일정에 대해 “26일 민주노총 전국동시다발 지역별 규탄집회를 진행하고 총파업을 결의하며, 28일은 백만시민 행동의 날로 정해 오후 3시 광화문에서 철도 민영화 반대 집회를 열고 정부가 대화에 나서 달라고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철도문제 해결을 위해 중재에 나서줄 것을 종교계에 요청했다.
반면, 코레일은 “노조가 교섭주체를 정부로 보고 있는 상태”라며 “사측입장에서는 노조와 교섭은 아직 계획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결국, 철도파업은 노조와 사측인 코레일간의 '협상 테이블'이 아니라 노동계·야당과 정부·여당 등 정치권으로 영역이 확대되면서 실타래가 좀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철도노조원 '조계사' 피신, 철도파업 새 국면되나=경찰 수배를 받고 있는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 등 노조원 4명이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 들어가면서 철도노조 파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경찰은 이날 3개 중대 250여명의 경찰력을 조계사 주위에 배치하고 대치중이다.
그러나 조계사가 종교시설이어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번 일이 확산돼 노동계와 종교계가 결합할 경우, 자칫 파업이 장기화로 이어질 수 있어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정부가 궁지에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레일, 장기전 대비 대책 마련나서=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이날 서울시 수색일대에 위치한 서울기관차승무업소, 수색차량사업소 등을 차례로 방문해 “수서발 KTX 법인은 코레일의 자회사로 최종 확정됐다”며 “결코 민간회사가 아니고 민영화 될 수 없는 회사”라고 원칙론을 강조했다.
최 사장은 이어 “현 파업의 양상은 이제 철도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 전체로 확산된 상태”라며 “대선불복, 사회혼란을 야기하는 목소리에 가장 많은 조합원을 가진 우리 노조를 최선봉에 내세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레일은 철도파업의 장기전에 대비, 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인턴 교육 이수자와 퇴직 1~2년 경력자 가운데에서 기관사 300여명, 열차승무원 200여명을 기간제로 채용할 방침이다.
새로 투입되는 기관사는 평상시 대비 운행률이 30%대로 떨어진 화물열차에 주로 배치될 계획이다.
차량 정비 등은 외주에 맡기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차량정비 외주화 계획은 파업 이전에도 일부 진행된 사항으로 경장비는 이미 외주화된 상태이다.
중장비는 한 달 후에 외주 용역을 의뢰할 예정이다.
▲연말연시맞아 구하기 어려운 열차표=성탄절인 25일 운행률은 평상시 대비 70%대로 열차 이용객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날 KTX 73%, 새마을·무궁화호는 각각 56, 61%, 수도권 전동열차 85.7%로 각각 운행된다.
화물열차는 30.1%(279회→28회)로 감축 운행돼 극심한 물류난이 이어지고 있다.
파업 4주째인 30일부터는 열차운행률이 필수유지 수준으로 현재보다 10%p 이상 더 떨어질 전망이다.
배문숙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