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대 간호학과 교육인증평가 '사활' 왜?

미인증땐 2017년부터 국시 응시 못해… 대전·충남권 26곳중 2곳 받아

지역 대학 간호학과가 향후 학과 존폐를 좌지우지할 간호교육인증을 받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번 인증을 받지 못하면 재학생이 간호사 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없는 사실상 '식물학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개정된 의료법 제7조(간호사 면허)에 따르면 간호학과를 운영하는 대학 또는 전문대는 정부가 지정한 한국간호교육평가원으로부터 간호교육인증을 받아야만 소속 학생들이 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이 조항은 2017년 2월부터 시행된다.

인증평가는 학과 비전, 운영체계, 교육과정, 시설 등 6개 영역 32개 항목으로 이뤄지며 '인증', '조건부 인증', '인증불가'로 판정받는다. 평가원은 3, 9월 연 2회 각 대학 서류 및 실사평가를 통해 평가를 진행한다. 정부가 이처럼 관련법까지 개정하면서 간호학과 인증제를 실시하는 이유는 부실한 간호인력 양성을 사전에 막기 위함이다. 정부 인증 없이는 대학에서 정상적인 간호교육이 이뤄진다는 것을 더는 인정받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때문에 간호학계에서는 이번 인증평가를 통과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증이 시작됐지만, 지금까지 이 인증을 받은 대학 또는 전문대는 전국에서 23곳에 불과한 것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모두 26곳에서 간호학과가 운영되는 대전 충남권에서는 충남대와 건양대 단 2곳만이 인증을 받았을 뿐이다. 두 대학의 인증기간은 이달 11일부터 오는 2018년 12월 10일까지 5년 동안이다. 을지대, 대전대, 한남대, 배재대, 대전보건대, 혜천대 등 간호학과가 있는 나머지 24개 지역대학은 늦어도 오는 2016년까지는 반드시 인증을 받아야 하는 처지다.

해당 학교 간호학과는 인증을 받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A대학 관계자는 “인증을 받지 못하면 재학생들이 국시를 칠 수조차 없다면 학생들이 우리 학교에 오겠느냐?”라고 반문하면서 “이 문제는 학과 존폐가 걸려 있는 사안인 만큼 구성원들이 명운을 걸고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는 “중요한 평가 항목 가운데 하나인 성과중심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앞으로 1~2년은 고생해야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