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는 차라리 내 돈으로…” 보험처리 꺼리는 택시기사들

보험료 할증에 개인택시 자격취득 악영향… 공제조합 전문성·재정 건전성 필요

택시기사들이 교통사고가 발생해도 사고신고나 보험처리를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택시 자격을 얻으려면 무사고가 가장 중요한데다, 사고로 인해 보험료가 할증되면 그만큼, 택시회사는 물론, 택시기사들까지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5일 대전자동차등록사업소와 개인 및 법인 택시공제조합 대전지부에 따르면, 대전시에 등록된 택시는 8800(개인 5500대, 법인 3300대)여대로 집계됐다. 경찰 통계자료 분석 결과, 대전에서 발생한 택시 사고는 2011년 927건, 2012년 830건, 올해 831건(12월 24일 기준)으로 조사됐다.

교통사고에 따른 보험처리는 건수는 개인택시만 4800건으로, 비용은 41억원이라는 게 개인택시공제조합의 설명이다.

하지만, 유야무야 넘어가는 사고건수는 실제 통계보다 10배는 족히 된다는 것이 택시기사들의 전언이다. 사고신고와 접수가 제대로 안 되는 건 택시회사는 물론, 택시기사조차 꺼리기 때문이다. 택시회사에 근무하는 A(43) 기사는 “사고 나면 개인택시 신청이 어려워 웬만한 건 현금처리 한다”며 “사람들 생각과 달리 우리는 사고 나면 더 손해”라고 말했다.

실제 피해나 보상 규모가 30만원 이하 정도면 택시기사들이 회사에 보고하기보다 자체 해결하는 실정이다. 피해 규모가 100만원 단위를 넘어서면 회사가 운전기사에게 일정 부분 책임을 묻거나, 피해 금액이 크거나 물적 피해사고가 발생하면 해고까지 감수해야 하는 게 택시업계의 현실이다.

택시회사 관계자는 “영세한 업체 입장에서는 사고에 따른 책임과 그에 맞는 부담 기준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며 “안전교육 등도 지속적으로 하지만, 결국은 운전기사들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인택시 운전자인 B(58)씨는 “평생 운전하다 보면 사고 몇 번쯤은 날 수 있어 보험료 부담이 된다”며 “공제조합이 저렴하긴 하지만 사고처리가 미흡하고, 일반 보험회사는 비용이 비싸 고민이 크다”고 전했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개인택시자격은 규제가 많이 완화되는 추세”라며 “택시기사들이 믿을 수 있게 공제조합의 전문성과 재정건전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희성 기자 jdy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