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의 충청권 경쟁은 직면하고 있는 정치적 상황과 무관치 않다. 신당으로서는 충청권이 영·호남을 주축으로 하는 현 양당구도를 깨는 발원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선거마다 분수령이 충청권이었던 만큼, 민주당에 충청권 이탈은 향후 당의 존재감 상실 우려 등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에서 양측의 충청권 맞대결은 피할 수 없다.
우선, 포문은 안철수 신당 측이 열었다.
안철수 의원과 창당 준비 조직인 새정치추진위원회(이하 새추위)는 지난 17일 대전에서 설명회를 열고 충청권의 지지를 호소했다.
박호군 공동위원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정치적으로 충청은 영남과 호남 양강 구도 속에서 항상 균형과 견제의 역할을 맡아 독자적 의사 표시를 해왔다”며 “시대와 국민이 바라는 새정치 실현을 위해 충청의 도움이 중요하고 절실하다. 충청이 대한민국 변화의 발원지라는 새로운 명예를 충청민과 대전시민이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 이는 충청권 내 지지기반을 통해 전국적인 바람몰이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또 정치권에 따르면 새추위에 그간 신당의 지역적 기반화를 담당했던 정책네트워크 내일(이하 내일)의 실행위원들이 합류할 예정이며, 조만간 선병렬 전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출범할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대전지부가 통합 또는 이원화된 체제로 신당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신당의 움직임에 지역 정치권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대전에서는 선 전 의원이 일찌감치 신당행을 선언했으며, 무소속 김창수 전 국회의원도 사실상 신당 참여를 결정했다.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유종원 유성구의원이 신당행을 예고하는 등 민주당 대전지역 전·현직 시·구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충남에서도 마찬가지. 류근찬 전 국회의원이 신당에 합류했으며, 지난 20일 민주당을 탈당한 조규선 전 서산시장은 내일과 연계된 충남내일포럼의 공동대표에 선임됐다. 여기에 정당공천제 폐지를 촉구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이시우 보령시장도 신당에 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충북도, 정상혁 보은군수 등 탈당한 인사들의 신당행이 점쳐지고 있다.
민주당 측은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탈당했거나 안철수 신당에 가려는 인사들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내 후보 공천에서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인사들”이라며 “과연, 새정치를 표방한다는 안철수 신당이 그런 인사들로 가능할지는 의문”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에 대한 민주당 인사들의 발걸음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출현하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율이 민주당과 3배 차이를 보이는 이유에서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9일 전국 성인 12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신당은 32%대의 지지를 받으며 민주당(10%)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철수 신당에 대한 높은 기대는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내년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탈당은 계속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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