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끝없는 대치 상태를 풀기 위한 해법을 이제부터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한다. 금강하굿둑의 경우라면 두 지역이 서로 맞대고 있는 서천과 군산은 물론 충남, 전북이 참여하는 형태가 바람직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의회 차원에서도 피차 공방을 주고받을 뿐인 현행 구조로는 사실상 해결이 불가능해 보인다.
지역 간 갈등 유발은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금강하굿둑만 해도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어느 쪽도 소극적인 채 지역주민에게만 맡겨진 꼴이 되고 있다. 1990년 이래 농업용수 및 공업용수 확보, 홍수 피해 예방 등을 위한 하굿둑이 무분별한 개발과 국책시설로 몸살을 앓는데도 사실상 해소 대책이 전무했던 셈이다.
한쪽은 생태 복원, 또 한쪽은 농·공업용수 확보를 주장하며 평행선을 달리는 동안 교류와 협력을 통한 공동의 이익 찾기는 불가능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갈등관리 기구다. 이를 통해 바닷물 유통 방안, 하구역 생태계 조사와 환경 복원 등 하구관리법을 마련하고 금강하구 관리 체계에 대한 지역 간 협의체를 공식화할 때다.
갈등의 해법은 지역이기주의 아닌 제도적인 과정을 통해 찾아야 한다. 서천과 군산은 해상도시나 풍력단지 등으로도 사사건건 대립해 왔다. 서로 갈등을 부추긴다고 삿대질하며 감정의 골만 깊어진 배경에는 초보적인 수준조차 구비하지 못한 갈등 예방과 해결 시스템이 있었다. 결자해지 차원으로 두 지역이 풀자는 전문가의 조언도 도움 안 되긴 마찬가지였다.
지역에는 부사간척지 경계 설정,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당진 송전선로 건설도 대형 갈등으로 비화할 소지가 많다. 현재화된 것과 잠재적 갈등 우려 사업 전반에 행정력과 협상력을 투입해야 한다. 전문가와 지자체가 공동조사위원회 같은 합의체부터 구성해 함께 대안을 찾아가길 권고한다. '절대 불가' 입장만 고수해서는 갈등은 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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