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경우 이런 추세는 그저 현실과 동떨어진 먼 곳의 이야기일 뿐이다. 대전지역 소방서 건물 56%가 건립된 지 20년 이상 된 노후시설이니 말이다. 소방인력이 가장 많다는 중부소방서의 경우 건립된 지 36년 된 노후 건물이다. 1970년대에 건립된 건물을 상상해보라. 주차공간은 물론 첨단 장비를 제대로 보관할 수 있겠는가. 시설 노후화는 둘째 문제이고 우선 장비 보관조차 힘겨운 실정이다.
소방장비는 갈수록 대형화 추세다. 이는 고층화돼가는 도시 건축물의 화재 진압에 대응하기 위한 변화인 것이다. 그러나 소방시설이 노후화돼 대형화되는 장비조차 관리하기 힘들다는 것이 소방 공무원들의 하소연이다.
소방청사의 노후화가 진행됐음에도 새 건물을 찾지 못하는 탓에 소방서와 119안전센터의 재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도안신도시와 학하지구에 새롭게 119안전센터가 들어서야 하나 여건 미비로 내년 말이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곳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할 경우 초동진압에 어려움을 수반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실정임에도 대전시 소방본부는 상황의 심각성에 대해 느긋한 모습이다. 지난 6월 열린 ‘민선 5기 시정 결산보고회’에서도 소방본부는 청사 노후화의 심각성에 대해서는 외면했다. 소방본부가 내세운 향후 과제와 비전은 ‘시민행복 소방안전 3.0 추진’과 ‘수요자 중심의 119 상황서비스 제공’ 등 시민에 대한 서비스만을 강조했다.
도안신도시뿐 아니라 대전 외곽으로의 확장 등 대전의 소방 수요는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다. 이에 대한 보다 확실한 소방 안전 대책을 확보하려면 먼저 낡은 소방시설의 현대화가 최우선 과제인 것이다. 소방인력이 보다 현대적 시설에서 근무해야 소방방재 업무의 활력이 유지되며 그만큼 시민의 안전도 확보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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