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대전 5개 소방서 중 소방인력이 가장 많이 배치된 중부소방서는 1977년 지어져 36년 된 낡은 건물이다. 동구 가양동부터 중구 부사동까지 인구 30만명이 거주하는 지역에 화재와 구급을 관할하고 있지만, 부지가 좁고 건물이 노후돼 소방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층 옥상에 가건물을 올려 직원 휴게실로 사용하고 소방차 주차공간도 부족해 인근 119안전센터에 소방차를 보내기까지 한다.
이처럼 지어진 지 20년이 넘는 대전 소방서 청사가 전체의 56%에 달한다. 서구 갈마동 서부소방서와 대덕구 법동의 동부소방서는 1985년 지어졌다.
소방서보다 작은 단위의 119안전센터 역시 마찬가지다. 대덕구 대화119안전센터가 1979년, 중구 태평, 유성 구암 119안전센터가 1982년과 1984년에 완공됐다. 대전 소방서와 안전센터 30곳 중 14곳이 20년 이상 된 시설이고, 30년이 넘는 곳도 3곳에 이른다. 소방과 구급대원이 늘어나고 소방장비도 갈수록 대형화됐는데, 소방관이 생활하고 장비를 보관하는 시설은 20년 전 수준이라는 의미다.
119안전센터 한 관계자는 “구급차 내의 첨단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실내 상온에서 대기해야 하는데 일부 안전센터에 공간이 부족해 임시 가건물을 만든 곳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방서와 119안전센터의 재배치가 늦어지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소방출동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옛 동구청사에 있던 원동119안전센터는 대전청소년문화센터 신축 공사 관계로 정동의 한의약특화거리로 옮긴 상태다. 구급수요가 많은 판암동과 가오지구에서 오히려 멀어진 셈이다. 또 유성구 관평동의 대덕테크노밸리 일원은 도룡동의 북부소방서를 옮기는 방안이 취소되면서 119안전센터나 소방서가 없는 공백 지역으로 남아 있다. 도안신도시나 학하지구는 지금의 가수원과 구암 119안전센터를 신도시 인근으로 옮기기로 했지만, 내년 말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낙후된 중부소방서를 동구 가양동으로 신축해 옮길 수 있도록 추진 중이며, 새로운 소방수요에 맞게 119안전센터 재배치도 진행하고 있다”며 “인력과 예산ㆍ장비가 함께 움직여야 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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