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충남도가 도 직원들의 소통을 위해 마련한 '응답하라 충남도' 행사에 참석한 직원들은 딱딱한 회의 분위기가 아닌 자유롭고 즐기는 분위기 속에서 서로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크리스마스 전날 열린 행사인 만큼 직원들은 직급에 관계없이 모두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행사장에 입장, 오전 9시 30분부터 섹소폰 연주, 합창 등 그동안 갈고 닦은 장기자랑을 선보였다.
안희정 지사는 직원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산타클로스 복장에 선물보따리를 들고 입장해 행사장 분위기를 더욱 흥겹게 했다. 이날 행사는 그동안 도내 행정포털 토론방에 익명으로 상사에 대한 불만이나 부하직원에 대한 불만의 글을 올리던 직원들이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평소 하고 싶었던 말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한 무기계약직 직원은 “무기계약직도 직원으로 생각해 달라”며 “도청 직원들이 마음을 열고 업무도 알려주고 잘 지냈으면 좋겠다”며 그동안 섭섭했던 마음을 털어 놓기도 했다.
신도시정책과 최제훈 주무관은 “10년차가 됐는데 부서에서는 아직도 막내고 바로 위 상사와 10년 이상 차이 난다”며 “신규 직원은 20년 이상 차이가 나는데, 이를 연결해주는 중간역할이 없다 보니 소통이 잘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상사와 젊은 직원간 관점이 다르다 보니 소통이 안되는 부분이 있다”며 “이들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취미활동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건축도시과 류한정 주무관은 “선배들은 가정보다 도와 조직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해 왔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가정과 개인을 중시한다”며 “이러한 차이가 상사와 갈등이 생기는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부족하다고 생각해도 이해해 달라. 서로 이해하면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후배들의 의견에 강익재 해양수산국장은 “젊은 친구들과 상사들의 소통문제는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간단한 것”이라며 “서로 입장을 바꿔서 한번만 더 생각하면 갈등이 사라지고 서로 소통하는 문화가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나이와 계급이 갖고 있는 위계질서에 대해 조금 관대해 졌으면 한다”며 “부하 직원의 말에 건방지다 등 자주 토를 달면 대화가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말투나 태도에 대해 시비 걸지 말고 부하직원의 말을 나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면 안된다”며 “그 사람은 당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기 위해 그 단어 밖에 생각이 안났을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지켜지면 서로 대화를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해 직원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내포=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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