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일 문화독자부장(부국장) |
영화 '어바웃 타임'을 선택한 것은 순전히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는 필자의 성향 탓이었다.
'그때 내가 ~했었더라면?'이라는 뜻을 지닌 '어바웃 타임'은 '네번의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노팅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각본과 '러브 액츄얼리' 연출로 유명해진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대가 리처드 커티스 감독 작품이다.
영화는 순진하고 고지식한 모태 솔로 청년 팀 역을 맡은 돔놀 글리슨이 성인이 되던 해 아버지역의 빌 나이로부터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능력이 있다는 가문의 비밀을 듣게 된 이후 벌어지는 달달하고 로맨틱한 에피소드를 담았다.
첫사랑에 실패하고 변호사가 된 이후 런던으로 간 팀이 우연히 만난 여인 메리 역의 레이첼 맥 아담스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가 풋풋하고 아름답게 펼쳐진다. 이 영화가 매력적인 이유중 하나는 순진한 돔놀 글리슨과 파트너로 나오는 레이첼 맥 아담스의 청순하고 아름답고 해맑은 미소가 있기 때문이다. 바라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인상을 지닌 사랑스러운 그녀의 맑은 눈덕분에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이 영화는 달달하고 로맨틱한 로맨스로만 끝나지 않고 부자지간의 애틋한 정을 담아내 더욱 깊은 여운을 남긴다. 가족을 사랑으로 보듬는 듬직한 가장이자 아들에게 사려깊은 조언을 전하는 멘토 아버지역의 빌 나이는 멋진 아버지상의 전형이다. 영화는 시간이 쌓여야만 얻는 것들의 소중함과 시간을 되돌리면 없어지는 것들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게 하면서 '지금 사는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는 뜻의 라틴어 '카르페 디엠'(carpe diem)의 교훈을 준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서 살라는 메시지와 더불어 행복은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인간관계의 가치를 깨닫는데서 비롯된다는 메시지까지 안겨주는 정말 '착한영화'다.
영국의 땅끝마을 콘웰의 아름다운 해변 풍경과 그림같은 집에서 살면서 낚시와 탁구를 즐기는 가족들의 평화로움과'하우 롱 윌 아이 러브 유'(How Long Will I Love You)와 같은 감미로운 음악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지난 주말 대전이 낳은 테너 강연종씨의 초청으로 보게 된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는 지난달 13일부터 내년 1월2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공연 후 대전에서는 내년 3월 8일과 9일 충남대 정심화홀 무대에서 초연하게 되는 작품이다. '아빠 어디가'의 이종혁과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남자주인공 마이클리, 그룹 '신화'의 김동완이 남자 주인공 듀티율역을 맡아 교대로 출연한다. 대전이 낳은 뮤지컬 스타 강연종은 이 작품이 2006년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국내 초연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극중 화가역을 도맡아 하고 있다.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극의 무게중심을 든든히 잡아주는 비중있는 배역이다.
프랑스의 국민 작가이자 20세기 최고의 단편소설가중 하나로 꼽히는 마르셀 에메의 소설을 원작으로, '쉘부르의 우산', '007 시리즈' 등을 작곡해 3번의 아카데미 영화음악상과 5번의 그래미상을 수상한 영화음악가 미셀 르그랑이 곡을 붙인 작품이다. 1940년대 프랑스 몽마르뜨를 배경으로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유쾌 발랄하고 기발한 상상이 유머러스하게 펼쳐지는 이 작품은 평범한 남자 주인공 듀티율이 어느날 벽을 통과해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는 초능력을 갖게 되면서 펼쳐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몽마르뜨 언덕의 사랑예찬'이라는 부제만큼이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이 작품은 화가역 강연종씨와 공무원 M양을 연기한 조진아씨, 신문팔이 역의 손승원씨가 대전 출신 배우들이어서 더욱더 반가웠던 작품이다. 특히 아름다운 여주인공 이사벨 역의 최수진을 순수하고 풋풋하게 사랑하는 남자주인공 듀티율 역의 김동완은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게 나온다. 공연히 끝난 후 분장실에서 만난 김동완의 친절함과 따뜻함은 또 얼마나 가슴을 훈훈하게 덥혀주던지,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직업을 꼽으라면 단연코 뮤지컬 배우를 꼽을 것이다.
연말 연시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는 연인들은 영화 '어바웃 타임'의 돔놀 글리슨과 레이첼 맥 아담스 커플,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의 김동완과 최수진 커플을 꼭 만나보실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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