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권]예방과 건강증진을 목표로… 대국민 맞춤형 서비스 제공

[김필권]예방과 건강증진을 목표로… 대국민 맞춤형 서비스 제공

“건강보험료, 바뀔 때가 됐습니다” 36년만에 개편… 부과기준 소득에 초점

  • 승인 2013-12-24 14:05
  • 신문게재 2013-12-25 9면
  • 대담=최재헌 정치사회부장ㆍ정리=김민영 기자대담=최재헌 정치사회부장ㆍ정리=김민영 기자
●중도초대석-김필권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장

기관차 같다. 호탕한 웃음소리와 앞을 보고 달리는 추진력, 건강함의 상징인 검게 그을린 얼굴.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 김필권<사진> 본부장은 마치 기관차를 연상시켰다. 수십년째 매일 새벽마다 해오고 있다는 조기축구는 김 본부장의 건강함과 성실함을 그대로 반영한다. 말단 직원부터 임원까지 친숙하게 '소주한잔' 할 수 있는 소탈함도 그의 매력이다. 온 국민의 관심사인 건강보험료 책정 제도에 대해서 그는 누구보다도 냉철하다. 전국민 의료보험에 대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대한민국 의료보험은 최고'라는 찬사를 보냈지만, 매년 반복되는 건강보험료에 대한 부당함과 국민들의 불만이 쏟아질때면 그는 늘 '개선해야 한다'는 신념을 분명히 해왔다. 조직에서 남들이 모두들 'yes'를 외칠때 과감히 'no'를 외칠수 있는 용기도 갖춘그다. 대전ㆍ충남ㆍ북ㆍ세종지역의 국민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김필권 본부장을 만났다. <편집자 주>


“직장을 그만두고 정년퇴임을 했는데 건강보험료를 더 내라고 하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을 겁니다. 설명이 안되는 거죠. 1970년대 시작했던 보험제도 시스템이 크게 변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바뀔때가 됐습니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종대 이사장과 김필권 본부장은 뜻깊은 일을 해냈다.

36년전 박정희 대통령 시절 만들어진 '저부담 저수가' 제도가 변함없이 유지되다보니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건강보험료에 대해 7700만건의 민원이 제기됐다. 지난한해동안 국민 1.3명당 1건씩 민원을 제기한 꼴이다.

보험공단 김종대 이사장은 보험제도 개선에 대해 필요성을 인식하고 현장 직원과 노조, 대학교수, 전문가 등 전사원이 집중적으로 문제점을 발굴해내서 가장 현실적인 개선만을 만들어냈다. '실천적 건강 복지플랜'이 그것이다. 지난해 8월 발표된 이 플랜은 국정과제로 채택됐고, 정책결정이 남아있다.

김필권 본부장은 당시 이 정책 개선안의 담당 실장이었다. 직접 개편에 관여해서 55개 전산 시뮬레이션을 가동하고, 개선안을 낸 인물이다. 그는 보험료에 대해서만 10년넘게 일해온 일명 '보험료 통'으로 알려져있다.

정책 결정을 앞두고 있는 사안인만큼 36년만에 개편되는 보험료 제도에 대한 기대감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27년동안 공직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이 남고 보람있는일이 이번 건강보험료 개선안을 만들어냈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 조직의 업무에 대해 혹평하는 것이 우스울 수 있지만,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죠.”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의 주요내용은 이렇다.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을 소득 중심으로 개선한다. 그동안 소득 중심이 아니다보니 소득이 없이 아파트 등 재산만 있을 경우 '집팔아서 건강보험료'를 내야하는 상황이었다. 소득 중심으로 개선하면 이같은 부작용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급여의 청구와 심사, 지급결정구조를 개선해 재정누수를 막는 활동을 강화하게 된다. 또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민별 맞춤형 건강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치료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예방과 건강증진 중심의 선진형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이같이 굵직한 사업을 선도했던 그는 대전지역본부 본부장을 역임하면서 지역본부에 맞는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해왔다.

지역 주민의 건강수준을 제고하기 위해 매년 건강검진 및 국가암검진을 실시하고 있고, 건강걷기대회를 개최해 6000여명의 대전시민과 함께 갑천을 걷기도 했다. 또 경로당이나 마을회관, 도심 공원에서 건강백세운동 교실을 열고있다. 매년 지역 각지의 팀을 모아 경진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2014년은 '건강한 대전'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목표다.

김 본부장은 “건강보험공단의 존재의미는 국민들이 건강하게 오래살아가도록 하는 것”이라며 “평균 수명은 81.5세인데, 건강수명은 66세다. 10여년 이상 병을 앓다 돌아가신다. 최대한 건강을 지키며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대전지역민을 위해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캠페인을 벌이는 등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보험료 재정에 대한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보험료 인상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민감해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 인상의 정당성이나 필요성이 있다면?

▲내년 건강보험료는 올해 대비 1.7% 인상되는데, 월평균 직장가입자는 1570원, 지역가입자는 1360원 증가할 전망이다.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고 재정여건을 안정화시키면서도 국민생활과 부담수준 등을 고려하여 최소한으로 인상한 것이니 양해 부탁드린다.

우리는 1977년 도입 후 12년 만에 전 국민 건강보험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는 보험료 부담과 급여수준이 낮은 '저부담ㆍ저급여'체계, 급여와 비급여를 함께 허용하는 '혼합진료', 치료위주의 보험운영 시스템이라는 소위 '77패러다임'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도입 당시의 체제를 지금까지 유지한 결과, 오늘날 우리 제도는 여러 큰 문제에 당면하게 되었다. 낮은 보장률과 직장ㆍ지역가입자 등 자격 간의 불형평한 보험료 부담, 빅5병원과 종합병원, 병의원 간 불공평한 급여구조, 미흡한 질병예방 및 재정누수 방지기능이 그 예다.

구조적 조건 또한 우리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작년 출산율은 1.3으로 OECD 최저인 데다가, 2026년에 인구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될 것이다.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어드는데 의료비는 증가한다는 의미다. 한번 걸리면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하는 만성질환이 전체 진료비의 35%나 차지하고 있으며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놓치면 안 된다.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건강보험제도는 지속될 수 없다.

때문에 앞서 말한 '실천적 건강복지플랜'을 바탕으로, 보장성을 80%까지 올리면서도 재정 건전성을 함께 확보하는 '선진적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선진적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면 건강보험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국민께 드리는 실질적인 혜택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좋은 제도라는 평가와 함께, 부정수급 등의 문제로 문제점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 부정수급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한 대안이 있는가?

▲중요한 질문이다. 공단은 어르신께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장기요양기관에 대한 급여평가를 2년마다 시행하고 있다. 평가결과 상위 20% 기관에 대해서는 가산금을 지급하여 자체 개선을 유도하고 있으며, 공단 홈페이지에 평가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이는 어르신들이 장기요양서비스를 선택할 때 판단 자료가 될 뿐만 아니라, 장기요양기관들이 자율적으로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동기가 된다.

부당청구 문제에 대해서는, 현지조사를 확대하고 수사기관과의 협조체계를 구축해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다.

-최근 공단 이사장이 블로그를 통해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혀 화제다. 공단의 입장을 설명해 달라.

▲지난 8월 공단은 공단이 보유한 빅데이터에서 아시아 최대 규모인 130만 명의 표본을 추출해 19년 동안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 흡연자의 암 발생 위험도가 비흡연자에 비해 최대 6.5배 높았고, 남성의 특정 암 발병에 최대 79%까지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가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흡연 관련 진료비 지출로 연간 1조7000억 원(2011년) 규모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국민의 1개월 치 보험료에 달하는 금액이 국민건강증진에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건강보험재정을 책임지고 관리해야 하는 공단 입장에서는 이 결과를 묵과하기 어렵기 때문에, 고민 끝에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소송을 통해 담배가 인체에 미치는 위해성과 담배회사의 불법성 여부를 공개적으로 확인하는 한편 국민에게 이를 알리고자 한다. 국민 여러분께서 지지해 주신다면 담배규제 관련 법안의 제정이나 담배회사의 건강기금 조성과 같은 후속조치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우선 이미 고등법원이 흡연을 발병원인으로 인정한 폐소세포암의 진료비(432억 원 규모)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갈 것이다.

-특별히 삶의 철학이나 업무에 있어서 철칙이 있는가?

▲직원행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직원들과 생사고락을 같이 하며, 이들의 숨결까지도 파악하여 맞춤형 내부고객만족도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직원이 행복해야 조직이 행복하고 국민이 행복하다는 공단 이사장님의 철학에 따른 것이다.

대담=최재헌 정치사회부장ㆍ정리=김민영 기자ㆍ사진=이성희 기자

●김필권 본부장은…

1957년 아산 출생 천안고, 서울대 졸업. 1987년 아산시 의료보험조합 총무과장, 2000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인지역본부 광명지사 행정지원부장, 2002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 감사실 감사2부장, 2008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대구지역본부 경북북부지사장, 2009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 자격징수실장 역임, 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지역본부장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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