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42곳이었던 대전 지역 한의원 숫자는 이듬해 460곳으로 늘었고 올 들어서는 484곳으로 또다시 증가했다. 최근 3년간 대전에서만 9.5%가량 늘어난 셈이다.
전국적으로도 과잉 공급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국내 11개 한의대에서 배출되는 연간 졸업자는 870명가량에 달한다.
또 2013년 국시 응시자 916명 가운데 869명이 한의사면허를 새롭게 딴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일정량의 공급은 계속 이뤄지지만 이에 대한 수요는 제자리이어서 갈수록 한방 의료시장과 종사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대전지역에서 경영난 등으로 폐업한 한의원은 2010년 34곳, 2011년 36곳, 2012년 50곳이었으며, 올 들어서는 55곳으로 더욱 늘어났다. 때문에 더는 외부의 편입학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고 관측할 수 있다.
정금용 대전한의사회장은 “전체적으로 한방 의료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대전대가) 편입생을 받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대전한의사회와 대한한의사회의 공통된 생각”이라며 “한의예과를 보유한 전국 11개 대학 가운데 6곳이 이같은 점을 고려해 학부 편입학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한의예과 학생들의 이른바 '자존심'도 이번 사태를 불러온 한 가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의대도 아닌 타 전공 학생까지 한의예과 편입이 가능해진다면 그동안 한의대생으로 누려왔던 프라이드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학생들은 또 1989년 학교와 학생들이 합의한 이른바 '확약서'를 무시하고 학칙을 변경하면서 자신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는 주장하고 있다.
대전대는 이번 사태를 일부 학생들의 학교 시설물 불법 점거 농성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면서 23일 오전 8시까지 점거 농성을 해산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총장실 앞으로 점거하고 있는 한의예과 학생 수십 명은 농성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대전대 관계자는 “학생들과 대화를 이어가면서 조만간 학생지도위원회를 다시열어 사태해결 을 논의할 것이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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