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소 체계 전면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상당수 시민들이 여전히 지번 주소를 사용하고 있거나 제대로 알지 못해 시행 초기 극심한 혼선과 불편이 우려된다. 특히 정부는 물론 천안시가 새 주소 체계에 대해 지속적인 홍보를 실시하고 있지만 기존 주소보다 복잡하다는 이유로 배달 업체 종사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어 도로명 주소 사용 활성화를 위한 대안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천안시에 따르면 2007년 새 주소를 도입한다는 내용을 담은 '도로명주소법'이 제정·시행되면서 2011년 지번주소를 도로명주소로 전환하는 도로명판과 건물번호판 설치작업을 완료했다.
시는 또 지난달 단독주택 8만1000건에 대해 새 도로명주소가 적힌 용지를 일괄 배부했고 공동주택 13만세대는 최근 읍면동의 통장 및 이장을 통해 안내문을 배부했다.
하지만 변경된 새 주소를 알고 직접 사용하는 시민이 아직까지도 극소수에 불과하고 노인층은 도로명주소라는 단어조차 생소해 하고 있으며, 변경된 주소에 대해 큰 관심 조차 두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새 도로명주소가 지번주소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기존 아파트는 현재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명과 동·호수만 알고 있어도 문제될 것이 없었지만, 도로명주소는 아파트 동·호수 뿐 아니라 해당 도로명의 번지까지 파악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원룸 거주자들의 경우 세부주소를 기입하지 않으면 우편이나 택배가 다른 사람에게 배달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문제다.
새 주소 시행을 앞두고 음식 및 택배업체 대다수도 사용을 꺼리고 있다.
봉명동 중국집 배달원 A(50)씨는 “변경된 새 주소와 관련된 교육이나 안내를 받은 적이 없고 자체적으로 도로명주소를 지번주소로 변경해 배달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도로명주소가 전면 시행되면 영업에 문제가 올 것으로 판단해 배달 시 주택가에 설치된 새주소 푯말아래 지번주소를 적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천안우체국은 새 도로명주소가 정착될 때까지 지번주소를 혼용한다는 방침이다.
천안우체국 관계자는 “내년 1월부터 도로명주소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지만 일반우편은 도로명주소가 정착될 때까지 지번주소 접수도 받을 계획”이라며 “사실상 도로명주소와 지번주소가 이원화돼 어느 정도의 혼란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내년 1월 도로명주소 전면시행에 따른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고 도로명주소 제도가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를 시행해 나가고 있다”며 “새주소 체계가 정착되면 응급상황에도 신속 정확하게 위치를 찾을 수 있고, 소방·치안은 물론 재난관리도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안=윤원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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