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IT]혼자 주차하고 운전 자동차 '키트' 현실로

[재밌는 IT]혼자 주차하고 운전 자동차 '키트' 현실로

ETRI 신기술, 장애인 등에 희소식

  • 승인 2013-12-23 15:04
  • 신문게재 2013-12-24 11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재밌는 IT이야기]무인 발렛주차

▲ 정길호 ETRI 홍보팀장
▲ 정길호 ETRI 홍보팀장
1980년대에는 온 가족을 TV 앞으로 불러 모은 자동차가 있었다. 바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외화 '전격Z작전'에 나온 자동차 '키트'다. 스스로 운전하고, 주인이 부르는 장소로 달려오는 '키트'는 비록 상상 속의 자동차였지만, 당시 많은 청소년들의 드림카였다.

30여년이 지난 지금, 키트는 눈앞의 현실이 되어 돌아왔다. 바로 ETRI가 지난달 말 '무인발렛주차'라는 기술을 개발해 세상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무인발렛주차기술은 말 그대로 '키트'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격Z작전의 주인공이 시계에 대고 이름을 불러 키트를 조종하듯, 무인발렛주차기술은 스마트폰 하나로 자동차가 스스로 움직여 주차하도록 조종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명령을 내리면, 자동차는 차체에 달린 10여개 센서의 도움을 받아 주차장과 서로 통신을 주고받으며 빈 공간을 찾아간다. 주차를 한 뒤에는 주인에게 주차된 위치의 사진을 전송해 준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자동차를 부르면 주인을 내려준 위치까지 달려오곤 한다. 물론, 주차장에 맵(지도)이 구축되어 있어야 가능하다.

앞으로는 대형빌딩, 마트, 운동경기장 등에 가더라도 해당 주차장의 맵을 스마트폰으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목적지 수백 미터 앞에서 내려도 이 똑독한 차량은 알아서 스스로 주차를 할 수 있다. 운전자가 차 안에서 주차공간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국내 자동차업계가 3~4년 전에 완료한 기술과는 확연이 다르다. 기존에 개발된 자동주차기술은 스티어링 휠만 자동으로 동작할 뿐, 운전자가 반드시 차에 탑승해 변속기와 브레이크를 조작해야 한다. 무인 주차기술이라기보단 주차조향 보조시스템인 것이다.

따라서 운전자가 하차해 스마트폰 등의 단말기로 명령을 내리는 방식과는 확연히 다르다. ETRI에서 개발된 기술은 발렛 주차기술로서, 운전자가 주차장까지 이동할 필요 없이 건물의 입구에서 하차한다. 대략 200m 전방에서 내린다. 조향 및 속도와 기어변속까지 자동으로 지원하며, 주행과 주차를 연계한 자율주행서비스의 일부분인 것이다. 선행특허도 이미 출원이 완료된 상태다. 아우디 볼보와 같은 세계적인 자동차회사에서도 올해 CES(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처음으로 ETRI에서 개발한 무인발렛주차와 같은 기술을 동영상으로 소개 한 바 있다. 이에 비추어 ETRI의 무인발렛주차 기술을 이들의 수준과 동등한 세계적인 수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 ETRI의 기술시연에 참관한 자동차업계도 '핸들 조작이 아주 부드럽다. 인식 SW가 안정됐다'는 호평과 함께 무인발렛주차서비스의 완성도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실제 구현에 있어서 고가의 센서를 이용하는 외국과 달리, 비교적 저가의 카메라 센서를 이용하여 빠르게 상용화 될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다. 아울러 ETRI는 카메라 센서를 이용하여 15Cm 오차범위 이내의 인식 정확도를 구현해 세계적 메이커가 30Cm인데 비해 성능이 우수하다. 따라서 이번 무인발렛주차기술 개발성공의 쾌거는 ETRI가 그동안 수행했던 IT+조선, 국방에 이은 또 하나의 산업 유망주로 성장할 것이라 기대된다.

정길호 ETRI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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