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현 대전지방보훈청장 |
1973년 1월 27일 베트남전은 미국과 월맹, 월남, 남베트남혁명군 외상들과 평화협정을 맺고 미군은 철수하였다. 평화협정은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고 유사시 미군이 참전하도록 안전보장 장치를 두었다. 하지만 종잇조각에 불과했던 평화협정은 자유월남을 지켜주지 못했다. 평화협정 체결 후 2년 후인 1975년 3월 26일 월맹은 월남을 재침공하였고,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1975년 4월 30일 자유월남은 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졌다. 그리고 그 대가는 너무나 참담했다. 월남패망 후 군인과 경찰은 수용소에 연행되었고, 공무원, 지도층 인사, 언론인, 정치인들은 인간개조 학습소에 수감되어 수백만 명이 처형되었다. 특히 월맹에 동조했던 좌파의 반정부 반체제 운동을 벌이던 교수, 종교인, 학생, 민주인사들도 처형되었는데 이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반정부 활동을 하던 자들에 대해는 사회주의 사회에서도 똑같은 반정부 행동을 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자유를 찾아 5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나라를 잃은 채 부평초와 같이 바다를 떠도는 보트피플이 되어야 했고 100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위와 같이 자유월남의 패망은 오늘날 우리에게 너무나 큰 교훈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이러한 역사적인 교훈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2010년 행정안전부 조사에 의하면 일반인 29.7%, 청소년 22.3%만이 자신이 안보의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나머지는 막연하게 북한이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적의 침략에 단호하게 맞설 수 있도록 준비하고 대비하는 것은 평화를 지키기 위한 것이다. 이를 두고 전쟁준비 또는 북한을 자극해 전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는 집단에 대하여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이와 같은 터무니없는 주장에 대해 사실관계를 모른 채 전쟁세력과 평화세력을 혼동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북한은 적화통일에 대한 야욕을 버리지 않은 채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살상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철저한 군사대비를 소홀히 한 채 협상만을 유일한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국가의 주권과 국민의 생존 및 영토를 지키는 일은 결코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적화통일 여건을 만들고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앞으로 3년 이내 무력통일을 호언하고 있고 장성택 처형에서 보듯이 북한의 예측할 수 없는 방법의 도발이 우려되고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현주소다.
지금 우리사회는 지역간, 세대간 갈등의 골이 깊고 특히 이념갈등은 첨예하여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국가의 존립 및 국민의 생명과 재산의 보호를 위하여 무엇이 가장 필요하고 절실한 일인가. 우리 국민들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애국심을 갖고 하나된 목소리로 단결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리 안보현실의 실상을 정확히 알고 일치단결해 북한의 침략에 대비할 뿐만 아니라 통일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국가보훈처는 1993년 이후 꾸준히 전 국민에 대한 나라사랑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보훈문화창달과 애국심 함양'이 국가보훈처의 기본업무로 '국가보훈기본법'에 규정되어 나라사랑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할 것이다. 나라사랑의 교육은 그 어떤 정파의 이익이나 집단 또는 단체의 이해와 선택의 문제가 아닌 국가수호와 국민의 생존을 위한 바탕으로 지속되고 더욱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북한의 남한 적화통일의 문제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 및 영토의 문제, 방공식별구역 설정 등 많은 도전의 과제를 안고 있다. 다가오는 2014년은 모든 국민이 우리의 안보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슬기와 지혜가 하나로 뭉친 목소리가 더욱 크게 울려 퍼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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