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처 총리는 포클랜드 전쟁 직후 승리를 자랑하거나 자축하지 않았다. 가장 먼저 한 일은 250여 명의 영국군 희생자 가족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보내는 것이었다. 참모들이 작성한 편지에 자필 사인으로 하는 생색내기 편지가 아니었다. 여름휴가도 반납한 채 바쁜 일과가 끝나고, 밤마다 전사한 장병의 어머니나 아내의 입장에서 한 통 한 통 편지를 직접 써내려갔다.
'철의 여인'으로 불린 대처 총리의 진정한 소통의 리더십을 잘 보여준 내용이다. 희생자 가족들의 상처가 총리의 친필 편지로 치유될 수 없지만 유가족들은 대처 총리의 정성어린 편지로 잔잔한 감동을 받았을 것이다. 이런 대처 총리의 이야기는 소통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중에서 소통을 중요시하는 인물로는 안희정 충남지사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소통과 대화'를 캐치프레이즈로 삼을 정도로 '토크 정치'에 빠져(?) 있다. 안 지사는 항상 대화의 창을 열어 놓고 상대의 말을 들으려고 노력한다.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격의 없이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토크 콘서트'는 그가 만든 주민과의 소통 프로그램이다.
지자체에서 도입하기엔 다소 어려운 점이 있지만 그만큼 소통을 강조한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소통(疏通)의 한자 의미처럼 뜻이 서로 통해 오해가 없으면 좋겠지만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준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결심이라 할 수 있다. 대화한다고 서로 주장이 쉽게 굽혀지지 않겠으나, 대화하다보면 어느 순간에는 합의점에 가까워지게 된다. 소통을 위해서 가장 기본은 대화다.
박근혜 정부 들어 '소통의 부재'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밀양 송전탑 사건에 이어 최근에는 코레일 민영화를 싸고 철도노조 파업 사태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코레일 민영화는 절대 없다는 정부 입장과 정부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철도노조의 갈등으로 파업이 지속되고 있다. 믿음은 상대와의 지속적인 대화 끝에서 결실로 남는다.
향후 영리병원 도입 등 의료 민영화 문제는 새로운 뇌관이다. 사회적 갈등은 국가 경제적 피해는 물론 국민들의 불편으로 이어진다.
대처 총리가 했던 소통의 리더십, 박근혜 정부에서 필요해 보인다.
박태구·내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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